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 읏맨 배구단이 일본의 빠르고 정교한 배구를 직접 경험하며 새 시즌을 향한 세밀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신영철(62)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일본 히로시마에 입성해 일본 SV리그 히로시마 썬더스와 연습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두 차례 실전을 치렀고, 2일과 3일에도 두 경기를 더 소화하며 오는 KOVO컵과 2026~2027시즌 V리그를 준비한다.
신 감독이 이번 훈련에서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볼을 다루는 기술과 경기 상황에 따른 판단이다. 그는 "세터가 어리기 때문에 일본 배구의 스피드와 선수들의 볼 컨트롤 능력을 직접 보고 배웠으면 한다"며 "서브에서도 컨트롤 능력이나 상대를 공략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일본 선수들이 공을 다루는 기술을 보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우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에는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2024~2025시즌 최하위에 그친 뒤 신영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17승 19패, 승점 50으로 6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하위권이었지만, 시즌 막판까지 봄배구 경쟁을 이어가며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부산 연고 이전 첫 시즌 홈에서만 13승 5패를 거두며 강한 모습을 보였고, 홈 18경기 총관중 6만17명, 평균 3334명으로 흥행에서도 성과를 냈다.
새 시즌에는 전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카일 러셀(33)을 품었다. 러셀은 앞서 한국전력, 삼성화재, 대한항공에서 V리그를 경험했고 강한 서브와 높이, 어려운 볼 처리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시아쿼터로는 202㎝ 장신 미들블로커 메흐란 페이제맘두스트(25·등록명 페이즈)도 영입했다.
세터진에는 김대환(21)이 새롭게 합류했다. 190㎝ 장신 세터인 김대환은 우리카드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성균관대를 거쳐 다시 V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안정적인 토스와 다양한 공격 전개, 높이를 활용한 블로킹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신 감독은 이번 일본 전지훈련에서 김대환과 공격수들의 호흡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신 감독은 "지금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김대환이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세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흡은 세터 혼자 맞추는 것이 아니다. 세터의 토스 구질에 따라 공격수도 준비해야 한다. 특히 많은 공격을 맡아서 처리해야 하는 외국인선수 러셀과 대환이도 서로의 특성을 알아가기 위해 계속 대화하면서 맞춰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전지훈련과 한국에서의 연습경기, KOVO컵까지 서로 신뢰를 가지고 맞춰간다면 정규리그에서는 지금보다 더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도 과제다. 새 아시아쿼터 선수인 페이즈에게는 서브에서 보다 다양한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신 감독은 "페이즈는 주문한 것을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범실을 줄이면서 목적타와 강한 서브를 모두 구사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시즌에는 서브의 중요성을 크게 보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서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셀에 대해서도 "세터와 맞춘 시간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계속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며 "서브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고, 하이볼 처리와 공격, 블로킹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가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시각적인 배구'다. 그는 "자신의 데이터와 기록을 보고 영상을 통해 플레이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지도자가 이야기하는 것과 선수가 스스로 보고 느끼는 것은 또 다르다. 그런 과정을 거쳐 훈련한다면 정규리그로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단순히 공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다음 상황까지 예측하는 배구가 목표다. 신 감독은 "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뿐 아니라 그 이후 어떤 플레이가 전개되는지를 인지해야 한다"며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그런 부분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첫 번째와 두 번째 연결의 중요성을 선수들이 느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