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시즌 막판 갑작스러운 연패에 빠졌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7연승을 달리며 3위를 굳히는 듯했는데, 이제는 4위 KIA 타이거즈뿐 아니라 5위 두산 베어스의 움직임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다.
LG는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5-6으로 패했다.
한때 0-6까지 밀렸던 LG는 경기 후반 이재원의 스리런 홈런과 오지환의 솔로포 등을 앞세워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마지막 한 점을 끝내 만들어내지 못했다. 인천에서 치른 시즌 마지막 3연전을 모두 내준 LG는 5연패에 빠졌다. SSG를 상대로 3연전 스윕패를 당한 것은 2021년 5월 21~23일 이후 1957일 만이었다.
순위표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LG는 75승 1무 60패로 3위를 유지했다. 그나마 같은 날 4위 KIA가 KT 위즈에 5-7로 패하면서 72승 2무 61패에 머물러 두 팀의 격차는 2경기로 유지됐다.
문제는 그 아래다. 5위 두산이 NC 다이노스를 9-7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70승 5무 63패를 기록했다. LG와 두산의 격차는 어느새 4경기까지 좁혀졌다.
9월 전체만 놓고 보면 LG가 이렇게까지 몰릴 흐름은 아니었다. 8월을 64승 1무 51패로 마친 LG는 9월도 11승 8패로 버텼다. 같은 기간 KIA는 9승 10패, 두산은 8승 1무 11패였다. 오히려 세 팀 중 LG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특히 지난달 24일 전까지만 해도 LG는 7연승을 질주하며 3위를 단단히 지키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6으로 역전패한 순간부터 모든 게 꼬이기 시작했다. 9월 26일 광주에서는 3위 자리를 노리던 KIA에 1-5로 졌고, 27일에는 2-0으로 앞선 경기마저 폭우로 노게임이 되며 흐름을 끊지 못했다.
이후 인천 원정이 결정타가 됐다. 9월 29일에는 페드로 아빌라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1-7로 졌다. 9월 30일은 더 뼈아팠다. 9회초까지 3-0으로 앞섰지만, 마지막 한 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마무리로 나선 손주영이 9회에만 4점을 내주면서 3-4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손주영이 한 경기에서 4실점 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반대 양상이 나왔다. 이번에는 0-6에서 5-6까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한 점을 넘지 못했다. 5연패 과정도 제각각이었다. 타선이 침묵한 날이 있었고, 리드를 잡고도 불펜이 지키지 못한 경기가 있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뒤늦게 타선이 살아났지만,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를 모두 지우지 못했다.
그나마 KIA가 함께 주춤한 덕에 3위는 아직 LG의 자리다. KIA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KT와 3연전을 모두 내주며 3연패에 빠졌다. 29일 연장 승부, 30일 한 점 차 패배에 이어 1일에도 5-5로 맞선 상황에서 김현수에게 결승 투런포를 허용했다. LG가 5번 연속 패하고도 KIA와 2경기 차를 유지한 이유다.
LG가 다섯 경기 연속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는 동안 두산은 거꾸로 세 경기를 내리 잡았다. 9월 29일부터 NC와 3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70승 고지를 밟았다. 최근 10경기도 6승 1무 3패다. 어느새 LG가 내려다보던 5위와의 간격도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경기 수도 변수다. 144경기 체제에서 LG는 8경기, KIA는 9경기, 두산은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LG가 여전히 가장 앞서 있지만, 지금과 같은 연패가 길어진다면 4위 추락은 물론 5위까지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단순히 순위표 한두 칸의 문제가 아니다. 3위와 4·5위는 가을야구 출발선부터 다르다. 3위를 지키면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할 수 있지만, 한 계단만 내려가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러야 한다.
일주일 전만 해도 7연승으로 웃었던 LG가 이제 5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남은 정규시즌 8경기에서 얼마나 빨리 분위기를 바꾸느냐에 따라 디펜딩 챔피언의 가을야구 출발점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