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최민석(20·두산 베어스)이 96구를 던진 뒤 나흘 휴식 후 등판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두산은 대체 왜 최민석 카드를 고집했을까.
최민석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60구를 던져 8피안타 3탈삼진 4실점하고 강판됐다.
팀은 타선이 폭발하며 역전승을 거뒀지만 최민석은 웃지 못했다. 나흘 쉰 최민석은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데에도 실패했다.
최민석은 지난달 26일 중국과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6구를 던졌다.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 투수가 되며 한국을 결승에 올려놨다. 하루 뒤 팀 선배 곽빈이 일본과 결승전에서 6⅓이닝 111구 1실점 호투를 펼쳤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원형 감독은 잔여경기에서 곽빈은 한 번, 최민석은 두 번 등판한다고 밝혔다. 곽빈은 하루 경기를 늦게 치렀고 결승전이라는 부담감, 상대가 만만찮은 일본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최민석도 체력적 부담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부담감이 큰 국가대표 경기에서 등판한 뒤 나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몸에 큰 무리는 없다. 다만 아시안게임에 갔다 와서 나흘 쉬고 등판인데 그걸 우려 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화요일 경기 나서고 일요일 경기 나가는 경우도 한 달에 한 번씩 있다. 대신 투구수는 어느 정도 조절을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민석 스스로도 욕심을 냈을 수 있다. 현재 임찬규와 함께 다승 1위에 올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가을야구에 대한 부담감은 내려놨다는 것. 김 감독은 "어제 야수들이 9회말에 끝내기로 가을야구를 확정해줘서 심리적인 부담은 민석이가 조금은 덜하게 경기에 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1회부터 양의지가 선제 투런 홈런을 날리며 최민석에게 2점의 리드를 안겨줬지만 3회 무너졌다. 8번 타자 한재환에게 좌전 안타, 9번 타자 오태양에게 2루타를 허용한 최민석은 김주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천재환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1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맞바꿨다.
이후 박민우에게 1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고 도루를 허용한 뒤 김휘집의 좌전 안타 때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김휘집에게도 2루 도루를 허용했고 블레인 크림의 안타 때 4번째 실점을 했다.
고준휘에게도 안타를 맞은 최민석은 안중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지만 김원형 감독은 이미 60구를 던진 최민석을 무리시키지 않고 4회부터 바꿔줬다.
컨디션을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탓일까. 몰리는 공이 평소보다 많았고 특히 3회에만 6개의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두 차례나 도루를 허용한 뒤 득점으로 이어진 것도 뼈아팠다.
결과적으로 실패가 됐지만 최민석을 이날 등판시킨 이유는 분명했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 중인데 오는 14일로 예정된 1차전은 곽빈의 선발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15일 2차전엔 웨스 벤자민 혹은 최민석이 등판할 예정이다.
2차전 등판을 고려한다면 12일 롯데 자이언츠와 최종전엔 나설 수 없다. 이 직전 경기가 바로 7일 LG 트윈스전으로, 이날 등판해야만 5일 휴식 후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벤자민은 지난달 30일 NC전에 등판해 5일 휴식 후 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하는 일정이 가능하다.
이날 승리를 챙겼다면 다승 1위로 올라서면서 4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도 좁힐 수 있었지만 전자는 실패가 됐다. 3이닝 4실점 아쉬운 결과를 남기고도 팀이 승리를 거뒀기에 최민석을 아껴두는 게 나을 뻔 했지만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이다.
관점을 바꿔서 바라보면 납득이 되는 결정이다. 최민석과 김원형 감독 모두 다승왕 도전보다는 팀을 위한 결정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지만 끝까지 4위에 도전하기 위해선 최민석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이날 흔들렸지만 60구만 던지고 내려갔고 닷새 휴식 후 충분히 체력을 비축해 LG전 등판이 가능해졌다. 막판 순위 싸움과 다승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