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의 '빅3'도 막강했지만, 정작 가장 필요할 때 해결사로 나선 것은 '베테랑' 강상재였다.
DB는 4일 오후 2시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홈 경기에서 95-86으로 역전승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힌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10개 구단 감독을 대상으로 한 우승후보 예상에서 새롭게 이규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DB는 무려 7표를 받았다. 소노도 2표를 얻었다.
DB에는 이날이 시즌 첫 경기였다. 원주 팬들의 기대감도 뜨거웠다. 홈 개막전 티켓은 온라인 판매 시작 5분 만에 4150석 전석이 매진됐다.
DB 구단 관계자는 "추가 현장 판매를 통해 매진된 적은 있지만 온라인 판매만으로 이렇게 빠르게 전석이 나간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이규섭 감독도 경기 전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소노는 전날(3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백투백 일정에서 만난 DB의 벽까지 넘지는 못했다.
DB는 올 시즌 이선 알바노와 헨리 엘런슨, 레이션 해먼즈로 이어지는 막강한 '빅3' 전력을 구축했다. 이들은 시즌 전 오픈 매치부터 강력한 화력을 뽐냈고, DB도 오픈 매치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강상재가 있었다.
DB는 경기 초반 소노에 흐름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때마다 강상재가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득점을 연달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강상재는 3점슛 4개를 포함해 19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DB가 추격부터 동점, 역전까지 만들어낸 3쿼터에 3점슛 3개를 꽂아 넣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엘런슨은 19점 8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주장 알바노도 13점 11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해먼즈는 13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우승후보끼리의 맞대결답게 시작부터 팽팽했다. 1쿼터는 28-28 동점으로 끝났다.
DB는 쿼터 중반 이유진과 이윤기의 연속 3점슛을 앞세워 16-1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에도 이윤기와 강상재가 외곽포를 터뜨리며 흐름을 이어갔다.
소노의 반격도 매서웠다. 빠른 속공에 이정현과 오브라이언트의 3점슛을 더해 순식간에 격차를 좁혔다. 오브라이언트는 1쿼터 마지막 공격에서도 3점슛을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코트를 밟을 수 있게 된 2~3쿼터는 또 하나의 승부처였다.
2쿼터 흐름은 소노가 가져갔다. DB의 슛이 좀처럼 림을 통과하지 않는 사이 오브라이언트가 외곽포를 터뜨리며 리드를 되찾았다. 여기에 켐바오까지 영리하게 파울을 얻어냈고, 소노는 43-34까지 달아났다.
DB는 상대 흐름을 끊기 위해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효과는 있었다.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며 공격권을 확보했고, 소노가 팀 파울에 걸린 틈을 놓치지 않고 자유투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엘런슨의 3점슛까지 터지면서 격차는 3점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소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임동섭과 이정현이 연속 3점슛을 터뜨리며 다시 달아났다. 소노가 54-45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DB의 본격적인 반격은 3쿼터부터 시작됐다.
쿼터 중반까지도 9점 차 열세가 이어졌지만 강상재의 3점슛이 추격의 신호탄이 됐다. 이어 알바노가 중요한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직접 2점슛까지 성공시키며 61-66으로 따라붙었다.
해먼즈와 엘런슨도 내외곽에서 득점을 보태며 격차를 66-69까지 좁혔다.
그리고 강상재가 승부를 완전히 뒤집었다. 3쿼터 종료 51.2초를 남기고 동점 3점슛을 터뜨린 데 이어 또 한 번 외곽포를 꽂아 넣었다. 어느새 스코어는 74-71. DB는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은 채 3쿼터를 마쳤다.
DB는 어렵게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4쿼터 들어 강상재와 알바노가 몸을 아끼지 않고 리바운드 싸움에 뛰어들었다. 공격에서는 이용우와 이유진이 연이어 3점슛을 성공시키며 80-74로 달아났다. 이유진은 외곽포가 림을 가르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쫓기는 소노의 공격은 점점 조급해졌다. 반대로 DB는 더욱 힘을 냈다. 이용우의 추가 3점슛까지 터지면서 점수는 85-74로 벌어졌다.
이후 DB는 수비에 집중하며 리드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마지막에도 강상재가 쐐기 득점까지 책임졌고, DB는 홈 팬들 앞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새 시즌 첫 경기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