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케이시 켈리(37)의 시구에도 팀은 7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그래도 그는 경기 전 팀 동료들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LG가 시즌 막바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LG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5-6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2점을 앞선 9회초 불펜이 무너진 끝에 3점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이 패배로 LG는 리그 3위 자리를 KIA(74승 61패 2무)에 내준 채 4위로 내려앉았다. LG는 75승 62패 1무를 마크했다. KIA와 LG의 승차는 '0'이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반가운 얼굴이 잠실구장을 찾았다. 바로 켈리였다. 승리 기원 시구자 자격으로 잠실구장을 방문한 것이다.
켈리는 2019년 LG 유니폼을 입은 뒤 2024년까지 6시즌 동안 LG 마운드의 심장으로 활약했다. 총 6시즌 동안 163경기에 등판해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73승은 LG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 2022년에는 16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다. 특히 2023년에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의 좋은 성적을 내며 팀을 29년 만의 정상으로 이끌었다.
켈리는 지난 2024년 7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고별식을 끝으로 LG를 떠났다. 당시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눈물을 펑펑 흘리며 LG 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약 2년 2개월 만에 다시 잠실구장을 찾아 옛 동료들을 응원했다.
시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켈리는 잠실구장을 다시 찾은 소감에 관해 "마치 이곳을 떠나지 않고 계속 있었던 것처럼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특히 아이들과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시 데려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굉장히 좋다"고 입을 열었다.
켈리는 현역 시절보다 살이 훌쩍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현역으로 뛸 때는 한 시즌 30경기 정도 선발로 나서기 위해 버텨야 할 근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체중을 늘렸던 부분이 있다. 지금은 야구를 하지 않기에, 그만큼 근육량이 필요하지 않아 체중을 감량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켈리는 "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아내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 그래서 '울면 안 된다'며 달래기도 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팬들이 따뜻하게 환영해 주시고, 구단 직원들이 반갑게 저희를 맞아줬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가 제게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게 돼 감사하고 감회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이날 켈리는 경기 전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시구를 한 뒤 본부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오스틴이 홈런을 치자, 마치 자기 일처럼 환호하기도 했다. 다만 LG는 이날 불펜이 무너진 끝에 끝내 7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켈리는 "지금은 긴 시즌을 치러오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장 지치고 힘들 때"라면서 "하지만 우리 LG는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위대한 성과를 낸 저력 있는 팀이다. 승리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선수들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힘든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모두가 원하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거라 굳게 믿고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LG는 켈리가 입단한 뒤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최초의 일이다. 또 KBO 리그 역사 전체를 놓고 봐도 1위 삼성(12년 연속, 1997~2008), 공동 2위 삼성(9년 연속·1984, 1985 포스트시즌 미개최, 1986~1993) 및 KIA(1986~1994)의 뒤를 이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끝으로 켈리는 LG 팬들을 향해 "수년간 저와 저희 가족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팬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저희 가족 모두 스스로 '서울 사람'이자, 'LG 트윈스의 식구'라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변함없는 지지와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하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