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님은 존중하고..."→"우리 팀 우습게 보네요" V리그 남자부, 유쾌한 사령탑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청담동 현장]

청담동=김동윤 기자
2026.10.08 16:51
한국배구연맹은 8일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2026~2027시즌 V리그 남자부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석진욱 감독이 신영철 감독의 나이를 언급하며 우리카드와 경기하고 싶다고 도발하자 신영철 감독은 우리 팀을 우습게 본다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가장 큰 라이벌인 대한항공을 챔피언결정전 상대로 지목하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2026~2027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가 8일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렸다. 석진욱 한국전력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남자 프로배구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의 유쾌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석진욱(50) 한국전력 감독의 농담 섞인 도발에 신영철(62) OK저축은행 감독이 재치 있게 응수하면서 행사장에 웃음을 안겼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8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2026~2027시즌 V리그 남자부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남자부 7개 구단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날 취재진은 7개 구단 감독들에게 "우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면 어느 팀을 만나고 싶은가"라는 공통 질문을 던졌다. 새 시즌 판도를 예상해 볼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감독들은 대부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의 헤난 달 조토(66) 감독은 "한 팀을 지목하는 것은 쉽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을 것 같다. 모든 팀이 우승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가 결승에 진출한다면 어떤 팀이 올라오더라도 존중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66) 감독 역시 "KOVO컵이 끝나야 각 팀의 강점과 어려운 부분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KB손해보험의 라미레스 감독도 특정 팀을 지목하지 않았다.

반면 국내 감독들은 한층 과감했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우리카드의 반등을 이끌었던 박철우(41) 감독은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했던 현대캐피탈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 연속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도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이제 정식 사령탑이 된 박 감독으로서는 설욕의 기회를 바라는 셈이다.

2026~2027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가 8일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렸다.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석진욱 감독의 차례가 되자 분위기는 더욱 유쾌해졌다. 석 감독은 "앞에 감독들이 그렇게 얘기하면 나는 뭐라고 해야 할까"라면서도 "일단 외국인 감독들이 있는 팀은 안 올라왔으면 좋겠다. 신영철 감독님은 나이가 많으시니까 존중하고, 박철우 감독의 우리카드와 경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꼭 이기고 싶다"라고 했다.

외국인 감독이 지휘하는 4개 팀을 제외한 데 이어 바로 옆에 앉은 신 감독까지 겨냥한 유쾌한 도발이었다. 가만히 있을 신 감독이 아니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그는 "석 감독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팀을 상당히 우습게 보네요"라고 웃음과 함께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그건 인정한다. 여기 있는 팀들이 우리보다 좋은 팀이고 실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해줬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삼성화재의 토미 틸리카이넨(39) 감독도 신중했던 다른 감독들과 달리 당당하게 상대를 지목했다. 그는 "모든 감독님이 질문을 이해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대답은 명확하다. 가장 큰 라이벌은 1위 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과거 대한항공을 이끌었던 틸리카이넨 감독이 친정팀과 결승 맞대결을 희망한 것이다. 그는 "당연히 예전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대한항공에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6~2027시즌 V리그 남자부는 19일부터 25일까지 전남광주 여수진남체육관에서 2026 여수·NH농협컵 대회를 치른다. 뒤이어 오는 31일부터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팀당 36경기씩 정규리그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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