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깜짝 단체 세리머니'는 캡틴을 향했다... 에울레르 원더골, '관중석 김오규' 위한 헌정포 "재계약 고마워" [김포 현장]

김포=박재호 기자
2026.10.10 04:01
서울이랜드의 에울레르가 김포FC와의 원정 경기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 직후 서울이랜드 선수단은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주장 김오규의 유니폼을 들어 올리는 단체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에울레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재계약을 맺은 김오규와 오스마르를 위해 승리하고 싶었으며 팀의 리더인 김오규에게 보답하는 세리머니였다고 밝혔다.
에울레르와 서울이랜드 선수들이 지난 9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서울이랜드 대 김포FC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28라운드에서 주장 김오규를 위한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서울이랜드 제공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오규. /사진=서울이랜드 제공

서울이랜드 '해결사' 에울레르(31)가 환상적인 원더골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그리고 그가 골을 넣고 가장 먼저 찾은 이는 관중석의 '캡틴' 김오규(37)였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9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김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28라운드 원정에서 에울레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승점 51(15승6무6패) 고지에 오른 서울이랜드는 2위 수원FC와 승점이 같지만 득점에서 뒤진 3위를 유지하며 K리그1 승격을 위한 2위 경쟁을 이어갔다.

승리 주역은 에울레르였다. 에울레르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21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든 뒤 수비수를 한 번 접고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도 몸을 날리지 못하고 바라본 환상적인 궤적이었다.

에울레르의 득점만큼 빛났던 건 서울이랜드 선수단이 보여준 '원팀' 정신이었다. 최근 서울이랜드는 팀의 정신적 지주인 베테랑 김오규와 오스마르가 나란히 재계약을 맺으며 끈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김오규가 지난 경기에서 무릎 내측 인대 부상을 당해 당분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는 것. 그럼에도 김오규는 복귀 전까지 남은 경기를 모두 참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이날도 관중석에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은 캡틴을 잊지 않았다. 에울레르의 골이 터진 직후, 선수들은 다 함께 모여 김오규의 이름과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번쩍 들어 올리는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에울레르(7번)와 서울이랜드 선수들이 선제골 후 기뻐하는 모습. /사진=서울이랜드 제공
서울이랜드 공격수 에울레르. /사진=서울이랜드 제공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에울레르도 캡틴을 향한 애정을 먼저 드러냈다. 그는 "두 달 만의 득점 자체보다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내가 골을 넣든 안 넣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어제 재계약한 김오규, 오스마르 선수를 위해 꼭 승리를 얻고 싶었는데 그렇게 돼 너무 기쁘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세리머니 비하인드도 전했다. 에울레르는 "한국 선수들이 김오규를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다는 건 들었지만 자세히는 몰랐다. 그런데 골을 넣자마자 (박)창환이가 김오규의 유니폼을 가져오는 순간 '무조건 같이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오규 형은 이런 세리머니를 받아 마땅한 자격이 있는 훌륭한 리더다. 훈련장에서도 0부터 100까지 솔선수범하는, 배울 점이 참 많은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관중석에서 지켜본 김오규를 향해서는 짙은 아쉬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표했다. 에울레르는 "그동안 김오규 선수가 구단에 했던 헌신을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필드에서 같이 뛰고 있었어야 했다"면서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김오규가 재계약으로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우리 팀과 선수들'이라는 것을 이 세리머니로 꼭 보답해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날 에울레르의 득점은 김도균 감독의 마음마저 쓸어내리게 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앞서 김도균 감독은 "득점 전까지 에울레르에게서 다소 조급함이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에울레르는 "전반전은 스스로 생각해도 기대 이하였다. 잔실수와 판단 미스가 많았고 솔직히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코칭스태프가 끝까지 나를 믿고 자신감을 심어준 덕분에 후반에 좋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골 세리머니하는 에울레르. /사진=서울이랜드 제공

그야말로 그림 같았던 '원더골' 순간을 묻자 그의 눈이 반짝였다. 에울레르는 "차는 순간부터 볼이 천천히 궤적을 그리며 들어가는 걸 봤다. 솔직히 내 커리어에서 넣은 골 중 가장 아름다운 궤적이었다"며 만족을 나타냈다.

매 경기 순위가 요동치는 '피 말리는' 승격 경쟁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김도균 감독이 이날 승리 후 "피가 말린다"고 했던 말을 전하자 에울레르는 "거의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기대감이 없었다면 피가 마르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경기를 치를수록 K리그1에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훈련할 때도 '빨리 다음 경기를 뛰어 승점을 다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에울레르가 골을 넣은 경기에서 서울이랜드가 무려 '17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취재진을 통해 이 기록 전해 들은 에울레르는 "몰랐던 기록인데 듣게 돼 너무 기쁘다. 그동안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신께서 내게 주신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에울레르가 볼 컨트롤하고 있다. /사진=서울이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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