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등굣길에 지나던 야구장, 중학생 때부터 100번 넘게 찾았던 팀. 고교 졸업 당시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조영우(22)가 4년을 돌아 결국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조영우는 최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신인 선수단 행사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매일 위즈파크를 지나쳤다. 그런 KT에서 나를 뽑아주셔서 너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7 KBO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KT의 선택을 받은 조영우는 수원북중-유신고-연세대를 거친 좌완 투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4㎝, 몸무게 90㎏의 체격을 갖췄다.
수원북중 시절부터 이름을 알린 유망주였다. 유신고에서는 3년 동안 10승 2패 평균자책점 1.04, 95⅓이닝 87탈삼진을 기록했고 2021년 봉황대기 준우승, 2022년 청룡기 우승을 견인했다. 안정적인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강점으로 꼽혔으나, 프로 지명은 받지 못했다. 뛰어난 성적에도 비교적 작은 체격과 시속 140㎞ 초반에 머물렀던 직구 구속이 발목을 잡았다.
조영우는 "고등학교 때는 구속이 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에 가서는 구속을 많이 끌어올리려고 노력했고 시속 5㎞ 정도는 올린 것 같다"며 "물론 150㎞가 나오는 건 아니니까 그냥 계속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연세대에서 보낸 4년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조영우는 "다들 좋게 보실 수도 있는데 나는 굉장히 힘들었던 4년이었다. 대학에 가면 여러 유혹이 있지 않나. 학생들이 많이 놀기도 하는데 나는 그런 걸 안 하고 정말 야구만 했다"고 말했다.
그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다. 대학 통산 9승 3패 평균자책점 2.84, 85⅔이닝 102탈삼진을 기록하며 연세대 마운드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최선을 다한 만큼 두 번째 드래프트를 앞두고는 오히려 담담했다. 조영우는 "지명 하루 전날 생각해봤는데 후회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보다 성장한 건 확실하니까 결과가 어떻게 되든 받아들이려고 했다"고 했다.
드래프트 당일에도 연고전 훈련 중이었다. 오후 3시 훈련이 끝났을 때도 아직 초반 라운드가 진행되고 있었고, 동료들이 자리를 옮기는 동안에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조영우는 "내 이름이 불렸을 때는 정말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너무 기뻤다"고 웃었다.
KT가 조영우를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이충무 KT 스카우트팀장은 드래프트 직후 조영우에 대해 "제구가 좋고 결정구 슬라이더, 타자에게 공이 늦게 보이는 디셉션이 강점이다. 고교 시절보다 힘이 붙어 공 자체의 위력도 좋아졌고, 당장 퓨처스리그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 운영이 완성돼 즉시전력감 투수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우도 슬라이더를 자신의 가장 확실한 무기로 꼽는다. 최근에는 스플리터까지 추가했다. 그는 "지금도 위닝샷은 슬라이더다. 스플리터를 하나 새로 개발했는데 아직 완전히 자신 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구종 하나가 추가되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게 조금 더 수월해진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구속보다 더 자신하는 건 승부 근성이다. 조영우는 "공이 빠른 투수는 아니지만, 타자와 싸울 줄 아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약간 '싸움닭 기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에 잘 치는 타자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피하고 싶지는 않다"고 힘줘 말했다.
고교 시절부터 야구선수가 아닌 UFC 스타 코너 맥그리거(38)를 롤모델로 꼽았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요즘 전성기가 지나서 마음이 아프기는 하지만 마인드셋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많이 챙겨본다"고 웃었다.
이제 야구에서는 같은 유신고-KT 선배 소형준(25)을 가까이에서 따라갈 수 있게 됐다. 단순히 같은 유신고 출신 선배라서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KT 야구를 오랫동안 직접 본 팬의 입장에서 소형준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조영우는 "소형준 선배님이 너무 멋있다. 투심 패스트볼도 그렇고 공이 워낙 다양하다. 투구 스타일도 너무 내 스타일이라 많이 물어보고 닮고 싶다"고 말했다.
유신고 출신 선후배도 많아 프로 적응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조영우는 "중학교 때부터 KT 경기를 정말 많이 봤다. 100번도 넘게 위즈파크에 왔던 것 같다"라며 "지명 직후에는 한 살 위의 이상우 형(2022년 KT 2차 1라운드 지명)가 곧바로 전화가 와서 '축하한다. 같이 야구하자. 고생했다'고 반겨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제 관중석이 아닌 마운드에서 위즈파크를 바라보는 일만 남았다.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지 않았다. 조영우는 "일단 1군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원포인트 릴리프라도 좋고, ⅓이닝이라도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서 던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