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쯔 레드웨이브를 박신자컵 3연패로 이끈 구사카 히카루 감독이 결승 상대 아산 우리은행의 전력을 높게 평가했다. 강이슬과 김단비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뿐 아니라 이명관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까지 높게 평가했다.
후지쯔는 1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 결승에서 우리은행을 78-7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후지쯔는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박신자컵 정상에 올랐다. 해외팀 최초의 대회 3연패다. 역대 박신자컵 최다 우승에서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부천 하나은행과 나란히 3회 우승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후지쯔의 사만다 퓨어링이 차지했다. 퓨어링은 현장 취재기자단 투표 11표 가운데 5표를 받았다. 이번 대회 6경기에 출전해 평균 17분8초를 뛰며 12.2점 5.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결승은 후지쯔의 일방적인 승부가 아니었다.
후지쯔는 전반을 49-37로 앞서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우리은행의 추격은 거셌다. 특히 4쿼터 우리은행이 외곽포를 앞세워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한때 동점까지 만들며 후지쯔를 몰아붙였다.
구사카 감독도 우리은행의 추격에 적잖이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원래 플랜은 페인트존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었다. 잘 풀렸다고 생각했지만 전반에 우리은행에 외곽슛을 허용하면서 계획이 꼬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기본적인 부분으로 돌아가 어떻게 수비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했다"며 "타임아웃을 통해 압박 수비부터 하자고 이야기했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후지쯔가 가장 경계했던 선수는 역시 강이슬과 김단비였다.
하지만 막상 결승을 치러보니 두 선수만 막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구사카 감독은 "우리은행의 핵심은 강이슬과 김단비"라면서도 "경기를 하면서 그 선수들 말고도 다른 선수들이 스텝업한 것 같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명관을 직접 언급했다. 구사카 감독은 "이명관도 그렇고 카타야마 나나, 후지모토 마코도 잘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강이슬과 김단비에게만 의존하지 않았다. 이명관은 이날 20점을 올리며 우리은행 공격을 이끌었다. 강이슬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1점을 기록했고, 김단비 역시 12점 12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구사카 감독은 우리은행을 넘어 한국 여자농구 전체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한국팀들과 경기를 하면서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며 "외곽슛에 능한 선수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잘하는 선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었던 경험도 언급했다.
구사카 감독은 "아시안게임 한일전에서도 한국의 외곽이 강하다고 느꼈다"며 "경기력으로 봤을 때 외곽 플레이가 중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후지쯔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힘은 수비였다. 구사카 감독은 "후지쯔는 역시 수비의 팀"이라며 "압박 수비에서 매치업 상대에게 얼마나 밀리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하나씩 풀어가면서 경기하다 보니 좋은 경기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