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란 참 묘한 스포츠인 것 같다. 어느 종목보다도 자기 생각이 옳다고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편이다.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니 그런 느낌이 점점 굳어진다. 그래서 감독이라는 자리는 판단력과 결단력, 그리고 설득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야구를 오래 본 팬들 역시 자기만의 생각을 갖게 된다. "아, 지금은 투수를 바꿔야지", ''이때는 이런 작전을 해야지" 등등 마치 직접 경기를 지휘하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때로는 감독보다 팬들의 의견이 더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게 바로 야구의 묘미다. 팬들은 자신의 생각이 맞으면 재미를 느끼고, 그만큼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어느 프로 스포츠보다도 야구 팬들이 많아지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다만 지나치게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여기고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일은 삼가야 한다. 자신이 몇 번 맞았다고 해서 감독 또는 선수에게 과도하고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부어서는 안 된다.
KBO리그에서 감독은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다 보면 실수도 있을 수 있고, 상황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팬들 역시 자신의 생각이 매번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국제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선수를 뽑을 때도 그렇다. 선발위원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실력도 좋으면서 믿을 수 있는 분들이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꼭 선수 2~3명 정도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곤 한다. 그래서 회의를 다시 열어 조율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팀의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때도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하면서 숱한 말들이 오가지 않는가.
따라서 각자의 주장을 펼치더라도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감독이나 구단의 고충도 이해해야 한다.
프로야구 축제인 포스트시즌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팬들께선 중계 화면에 비치는 벤치의 표정과 움직임에 집중해 '과연 내 생각과 맞는가 다른가'를 비교하고 스스로 판단력을 키우면서 야구의 묘미를 만끽하시면 좋겠다.
/김인식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현 KBO 원로자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