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하루가 밀렸지만, 이범호(45) KIA 타이거즈 감독의 선택은 확고했다. 정규리그에서 단 61타석에 불과했던 '한준수 지명타자' 승부수를 플레이오프 첫 판에 그대로 꺼내 들었다.
KIA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전날 발표했던 선발 라인업을 단 한 자리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제출했다. 25일 경기 개시를 앞두고 내린 비로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으나, 코칭스태프의 계산과 구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KIA는 박정우(중견수)-박재현(좌익수)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를 가동한다. 중심 타선은 김도영(3루수)-카스트로(1루수)-나성범(우익수)이 구축했고, 베테랑 김선빈(2루수)이 뒤를 받친다. 이어 한준수(지명타자)-김태군(포수)-하주석(유격수)이 하위 타순에 포진하며, 선발 마운드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지킨다.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단연 7번 지명타자로 나서는 한준수다. 올 시즌 한준수는 안방마님으로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310타석을 소화한 반면, 지명타자로는 단 61타석에 들어서는 데 그쳤다. 전문 지명타자라기보다는 포수로서의 출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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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범호 감독이 하루 더 고민할 시간이 주어졌던 우천 취소 속에서도 '한준수 지명타자' 카드를 유지한 이유는 명확했다. 이범호 감독은 전날(25일) 경기를 앞두고 한준수의 지명타자 선발 기용에 대해 "출루율도 좋고, 컨택트 능력으로 페덱이 공을 많이 던지게 할 수도 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홈런도 쳤다. 컨디션이 좋다. 그래서 김선빈 뒤에 두는 게 경기 초반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투수 리드와 관록이 뛰어난 김태군에게 안방을 맡겨 네일과의 호흡을 살리는 동시에, 상대 에이스를 괴롭힐 수 있는 한준수의 선구안과 컨택트 능력을 십분 활용해 경기 초반부터 투구 수를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앞선 준플레이오프에서 증명된 타격 상승세 역시 벤치의 신뢰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61타석에 불과했던 낯선 자리지만, 사령탑의 뚜렷한 노림수 속에 출격하는 '한준수 DH' 카드가 대구 원정 첫 판의 확실한 승부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