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치 못한 헤드샷 퇴장 사고가 발생했지만 파죽지세의 KIA 타이거즈를 막아서지 못했다. KIA가 한국시리즈행 7부 능선을 넘었다.
KIA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5-1로 이겼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PO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7.1%(27/35)에 달했다. 언더독으로 PO에 올라왔지만 한국시리즈를 위한 7부 능선을 넘어섰다.
KIA는 이날 박정우(중견수)-박재현(좌익수)-김도영(3루수)-헤럴드 카스트로(1루수)-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지명타자)-김태군(포수)-하주석(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제임스 네일.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박승규(좌익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으로 맞섰다. 크리스 페덱이 선발 등판했다.
전날 예정됐던 1차전이 비로 인해 취소되며 KIA는 닷새를 쉬었다. 체력적인 문제는 사실상 해소됐다고 볼 수 있으나 3경기에서 24점을 몰아쳤던 타선의 기세가 꺾이지는 않았을 지가 관건이었다.
KIA 타선에 긴 휴식은 오히려 호재가 됐다. 1회초 박정우와 박재현이 연속 삼진으로 시작했으나 2사에서 집중력이 빛났다. 그 시작점에 김도영이 있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침착히 볼넷을 골라낸 뒤 도루로 2루까지 진루했다. 카스트로가 우전 안타를 날렸고 김도영이 홈으로 질주했다. 다급해진 우익수 김성윤의 송구가 포수 키를 넘겼고 카스트로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향했다. 나성범의 좌익선상 2루타 때 카스트로까지 홈을 밟았다.
2회 하위타선이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3회 박정우와 박재현이 다시 한 번 범타로 손쉽게 물러났으나 이번에도 김도영이 흐름을 바꿨다. 좌전 안타를 날렸고 이어 카스트로가 풀카운트에서 시속 144㎞ 낮은 컷패스트볼을 걷어올렸다. 타구는 우측 담장으로 쭉쭉 뻗어갔고 4-0으로 달아나는 투런 홈런이 됐다.
4회 결정타를 맞았다. 선두 타자 한준수가 시속 133㎞ 체인지업을 강타, 우측 담장을 넘겼다. 페덱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부담을 지워주기 위해 5회에도 등판했으나 1사에서 김도영이 끈질긴 13구 승부를 펼쳤고 결국 페덱은 5회를 마치지 못하고 강판됐다.
네일의 호투가 눈부셨다. 1회말 김지찬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김성윤을 병살타로 돌려세운 뒤 5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지난 12일 KT 위즈와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2주 만에 경기에 나선 삼성 타자들은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KIA에도 악재가 찾아왔다. 5회말 1사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치던 네일이 단 57구 만에 돌연 퇴장을 당했다. 시속 146㎞ 투심 패스트볼이 박승규의 머리로 향한 것. 결국 KIA는 예상보다 빠르게 불펜진을 가동했다.
1사 1루에서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박승규의 도루로 2루를 내준 뒤 김영웅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위기는 여기까지였다. 이재현과 치열한 11구 승부를 펼쳤으나 결과는 헛스윙 삼진. 4점의 리드를 지킨 채 6회로 넘어갔다.
불펜진의 연이은 호투가 돋보였다. 이의리가 류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찬을 좌익수 뜬공, 김성윤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깔끔히 마쳤다. 7회에도 구자욱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이의리는 디아즈에게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했으나 교체된 유격수 박민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분위기가 묘하게 바뀔 수 있는 상황. 이번엔 수비에서 희비가 갈렸다. 박승규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뻗어갔는데 좌익수 박재현이 펜스와 충돌하면서도 타구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 강민호의 총알 같은 타구엔 다이빙하며 타구를 걷어냈다. 7회도 무실점.
8회에도 KIA의 집중력은 돋보였다. 선두 타자 김영웅이 끈질긴 8구 승부를 벌였는데, 3루 더그아웃 쪽으로 향한 파울 타구를 김도영이 쫓았다. 구조물과 부딪히면서도 집념의 포구를 했고 끝까지 놓치지 않으며 조상우에게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하나 선사했다. 조상우가 대타 김현준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등판한 곽도규가 대타 김도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준PO의 영웅 전상현이 등판했다. 김지찬을 중견수 뜬공, 김성윤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전상현은 구자욱마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