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박민(25)의 실책으로 촉발된 위기를 외야수 박재현(20)의 그림 같은 호수비가 지워냈다. KIA 타이거즈에게 찾아온 위기가 잠재워지는 순간이었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 5-1의 리드를 잡고 있던 KIA는 7회말 수비 강화 차원에서 유격수 하주석 대신 박민을 대수비로 투입했다.
KIA 3번째 투수 이의리가 구자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으나, 후속 디아즈의 타석에서 치명적인 장면이 나왔다. 풀카운트에서 디아즈가 친 평범한 유격수 정면 땅볼을 박민이 가랑이 사이로 빠뜨린 것.
이번 포스트시즌 KIA 내야진에서 나온 첫 실책이었다. 앞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 외야수 박재현의 실책이 팀의 유일한 수비 실책이었을 정도로 탄탄했던 방패가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균열을 일으켰다. 박민 역시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출전해 무실책을 기록했으나, 플레이오프 첫 출장 첫 수비 기회에서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실책 하나가 나비효과를 불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1사 1루로 둔갑했고, 벤치는 결국 멀티 이닝을 잘 막던 불펜 투수 이의리를 내리고 필승조 조상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흔들릴 수 있었던 KIA를 구한 건 좌익수 박재현이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실책의 빚을 털어내듯 연달아 눈부신 수비를 펼쳤다. 바뀐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5번 박승규가 친 까다로운 좌측 뜬공 타구를 안정적으로 걷어내며 한숨을 돌렸다.
하이라이트는 6번 강민호의 타석이었다. 강민호의 2구째 잘 맞은 타구가 안타 코스로 날아갔으나, 박재현이 몸을 날리는 슈퍼캐치로 건져 올렸다. 자칫 장타로 이어져 실점까지 헌납할 수 있었던 완벽한 안타성 타구를 온몸으로 지워내는 결정적 수비였다. 대수비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넘어갈 뻔했던 경기 흐름을 외야수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가 완벽하게 봉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