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도 좌익수라고? 감독님께 전화 좀 드려야겠네” 최고령 홈런보다 호수비가 100배 기쁜 퉁버지 [PO2]

OSEN 제공
2026.10.28 01:40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욱의 부상 여파로 좌익수 수비를 맡은 최형우는 6회초 해럴드 카스트로를 2루에서 잡아내는 결정적인 호수비를 선보였다. 경기 후 최형우는 홈런보다 호수비가 100배 더 기쁘다며 3차전 좌익수 기용 예고에 대해 감독에게 전화해야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OSEN=대구, 손찬익 기자] “홈런보다 호수비가 100배 더 기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퉁버지’ 최형우가 공격보다 수비로 더 큰 기쁨을 맛봤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고도 정작 자신이 가장 만족한 장면은 상대의 허를 찌른 2루 송구였다.

최형우는 지난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출신 구자욱이 왼쪽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를 맡으면서 최형우에게 좌익수 수비를 맡길 기회가 찾아왔다. 전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벤치를 지켰던 최형우는 선발 출장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방망이부터 매서웠다. 5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올린 데 이어 7회 1사 후에는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한 방이었다.

하지만 이날 최형우의 진가는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6회 2사 후 해럴드 카스트로가 좌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타구를 날리자 재빨리 공을 잡아 2루로 송구했다. 정확하게 날아간 공에 카스트로가 2루에서 아웃되면서 이닝이 그대로 끝났다.

최형우의 공수 활약을 앞세운 삼성은 KIA를 8-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홈런보다 수비 이야기에 더 환하게 웃었다. 그는 “홈런보다 호수비가 100배 더 기쁘다”며 “사실 아웃시킬 생각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제가 봐도 공이 말도 안 되게 잘 날아갔다. 운 좋게 아웃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지만 외야 수비에 대한 부담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최형우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단기전에서는 실책 하나로 승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최형우를 3차전에서도 좌익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최형우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감독님께 전화 한 번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동료들과의 유쾌한 장면도 있었다. 6회 호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자 류지혁이 기념구를 챙겨 건넸다. 최형우는 “세게 때리려고 했는데 카메라가 너무 많더라”며 껄껄 웃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최형우는 “평범한 뜬공을 잡았을 뿐인데도 환호해주시고, 파울 타구를 쫓아갈 때도 박수를 보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고령 홈런 기록보다 호수비가 더 기뻤다는 베테랑. 최형우는 이날 방망이와 글러브는 물론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도 대구의 가을밤을 빛냈다. /what@osen.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