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참사' 아스날, 4부리그 18위에 승부차기 패배→카라바오컵 탈락!...상대 감독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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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8 18:09
잉글랜드 4부리그 18위 팀인 플리트우드 타운이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아스날을 꺾고 카라바오컵 8강에 진출했다. 플리트우드는 아스날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으며, 아스날은 맥스 다우먼의 퇴장과 골 결정력 부족으로 무너졌다. 플리트우드의 맷 롤러 감독은 이번 승리를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이라고 평가하며 감격했다.

[OSEN=정승우 기자] 무려 84계단의 격차가 무너졌다. 잉글랜드 4부리그 18위 팀이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렸다. 작은 해안 도시를 연고로 하는 플리트우드 타운이 아스날을 상대로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을 만들어냈다.

영국 'BBC'는 28일(한국시간) "플리트우드 타운이 아스날을 꺾고 카라바오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이었다"라며 잉글랜드 축구계를 뒤흔든 이변을 조명했다.

플리트우드는 27일 열린 2026-2027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카라바오컵) 16강에서 아스날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이다. 반면 플리트우드는 잉글랜드 4부리그인 리그2에서 18위에 머물러 있었다. 두 팀의 리그 순위 차이는 무려 84계단이었다.

최근 흐름도 플리트우드에 불리했다. 플리트우드는 최근 리그 8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다. 직전 두 경기에서는 첼트넘 타운에 2-4로 패했고, 엑서터 시티에도 1-2로 무릎을 꿇었다. 두 경기에서만 6골을 내준 수비진이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예상과 다른 흐름이 펼쳐졌다.

플리트우드는 전반 21분 아론 루팔로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아스날은 후반 들어 빅토르 요케레스를 앞세워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력에서 앞서는 아스날이 이후 경기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플리트우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스날이 흔들렸다. 공격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데 이어 맥스 다우먼이 해리슨 닐의 강한 도전에 반응해 상대를 걷어차는 행동으로 퇴장당했다.

플리트우드는 수적 우위를 확보한 가운데 끝까지 버텼고,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를 가른 선수는 플리트우드 골키퍼 제이 린치였다. 그는 경기 도중 벤 화이트와 마르틴 외데고르의 슈팅을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고, 승부차기에서는 브루노 기마랑이스의 슈팅까지 저지했다.

마지막 키커 코너 호이가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는 순간 플리트우드의 홈구장 하이버리 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관중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고, 선수들과 함께 역사적인 승리를 자축했다.

플리트우드의 맷 롤러 감독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이다. 이런 상대가 우리 도시를 찾아왔고, 우리는 챔피언을 꺾었다"라며 감격했다.

이어 "나는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 내셔널리그부터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십까지 모두 지켜본다. 그런 내게도 이번 경기는 준비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줬고, 이 도시와 구단, 모든 사람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믿기 어려운 결과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왼쪽 수비수 제이크 배티는 BBC 라디오5 라이브를 통해 "우리의 리그 성적은 원하는 만큼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컵대회만 되면 모두의 가슴속에서 무언가 불타오른다. 오늘은 마법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손주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 아닌가"라며 웃었다.

배티는 "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그2에서도 큰 구단이 아니다. 매 경기 찾아오는 팬들도 몇천 명 정도다. 하지만 오늘 승부차기와 경기 내내 팬들이 보여준 모습을 봤을 것이다. 도시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토요일 리그 경기에서도 바라는 모습이 바로 이것이다. 매 경기 5,000명의 팬이 우리를 응원한다면 어떨까. 그 응원이 우리에게 추진력을 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플리트우드는 2012년 잉글랜드 풋볼리그에 진입한 이후 처음으로 리그컵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배티는 "이 도시에는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다음 라운드에서도 홈경기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과 똑같은 일을 해내고 싶다"라며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플리트우드의 이번 승리는 구단의 역사까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플리트우드는 과거 12년 동안 무려 6차례 승격을 이뤄내며 비리그 무대에서 잉글랜드 풋볼리그까지 올라온 구단이다. 그러나 2024년 4월 20일 리그1 강등이 확정되며 4부리그로 내려앉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아스날은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2-0으로 꺾고 프리미어리그 선두에 올라섰다. 아스날은 그 시즌을 2위로 마쳤고, 2년 뒤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온 두 구단이 2026년 10월 리그컵에서 만났고, 웃은 쪽은 4부리그의 플리트우드였다.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한 린치 골키퍼는 "수비진에게 계속 소리를 지르느라 목소리가 완전히 나갔다"라며 웃었다.

그는 "우리는 지난 시즌 그림즈비 타운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경기에서 힘을 얻었다. 우리도 비슷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플리트우드다운 밤이었다. 폭풍우가 예상됐고 날씨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런 조건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승리는 구단과 도시 전체에 놀라운 일이다. 정말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의미하는 승리"라고 감격했다.

팬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밤이었다.

15년 동안 플리트우드를 응원해 왔다는 팬 벤은 BBC 라디오5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지금 내 이름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휴대전화가 계속 울리고 있다. 지난 30분 동안 메시지를 500개 정도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 엑서터 원정에도 갔고, 그 전주 화요일 첼트넘 원정에도 갔다. 첼트넘전에서는 경기 시작 30분 만에 0-3으로 뒤졌다. 그런 경기를 보고 있으면 내가 왜 이 팀을 응원하는지 스스로 묻게 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은 내 축구 인생 최고의 밤이 아니다.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밤이다. 내가 얼마나 행복하고 흥분되는지, 이 승리가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우리처럼 작은 예산으로 운영되는 구단이 이런 순간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라고 감격했다.

역사적인 승리에도 현실은 기다리고 있다. 플리트우드는 오는 토요일 브리스톨 로버스와 리그 경기를 치러야 한다.

롤러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어려웠다. 일단 오늘을 즐기라고 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리그 경기가 있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다음 경기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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