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알렉스 바에나가 경기 도중 충돌 사고를 당한 뒤 세상을 떠난 선수를 특별한 방법으로 추모했다. 소속팀 동료이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도 애도에 동참했다.
아틀레티코는 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2026~202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차전 홈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 특별한 장면이 포착됐다. 바에나가 자신의 이름 대신 '데 미겔'이라는 이름과 등번호 9번이 새겨진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9번 역시 미겔의 등번호였다. 바에나는 아틀레티코에서 10번을 달고 있다.
이는 지난 3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스페인 2부리그 CD 테네리페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을 추모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에나가 데 미겔을 기억하며 메트로폴리타노에 입장했다"며 "아틀레티코 미드필더 바에나는 데 미겔의 이름과 등번호 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불과 3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수를 추모하기 위한 따뜻한 행동이었다"고 전했다.
축구 전문 SNS 매체 433 역시 이 장면을 소개했다. 433은 "바에나가 데 미겔을 기리며 특별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도착했다. 존경스럽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축구계는 데 미겔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큰 충격에 빠졌다. 데 미겔은 지난 2일 테네리페의 헬리오도로 로드리게스 로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안도라와 스페인 2부리그 경기 도중 상대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와 강하게 충돌했다.
사고는 양 팀이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발생했다. 공을 걷어내기 위해 골문을 박차고 나온 오워노가 데 미겔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데 미겔은 가슴과 머리 부위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오워노에게는 레드카드가 주어졌다.
데 미겔은 그라운드에서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 박동을 되찾기도 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사고 다음 날인 3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1996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데 미겔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카스테욘에서 테네리페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스페인 3부리그에서 29경기 11골을 터트리며 팀의 2부리그 승격에 힘을 보탰으나,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테네리페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에 잠겨 있다.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며 "유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테네리페 팬들과 슬픔을 함께한다"고 애도했다.
이강인도 추모에 동참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SNS에 테네리페 구단의 공식 사망 발표를 공유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아틀레티코 구단 역시 공식 SNS를 통해 고인의 가족과 친구, 테네리페 구단 관계자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코케와 페르난도 토레스, 엔리케 세레소 아틀레티코 회장도 공개적으로 슬픔을 나타냈다.
이날 아틀레티코와 뮌헨의 경기 전에도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선수들과 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데 미겔을 비롯한 희생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했다.
UEFA는 애도의 뜻으로 이날 스페인에서 열린 UCL 경기의 공식 주제곡 연주도 생략했다.
한편 이강인은 이날 교체 출전해 31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볼 터치 22회와 함께 패스 성공률 93%를 기록했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5.9를 부여했다. 뮌헨에서 뛰는 한국 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도 교체 투입돼 11분간 경기를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