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34·LAFC)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약 1년 미뤄졌다. 대회가 연기되면서 만 35세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7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 개최 일정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아시안컵은 2027년 1월 7일부터 2월 5일까지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2027년 12월 23일부터 2028년 1월 21일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최근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가 원인이었다. AFC는 사우디 현지 조직위원회 및 사우디축구협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최근 지역 정세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류 문제, 이동 차질 등을 고려해 대회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대회 일정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연기는 한국 축구에도 큰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마지막 아시안컵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조명하며 "아시안컵이 약 1년 연기되면서 한국에서도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오랫동안 대표팀 주장을 맡아온 손흥민의 향후 행보"라고 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아시안컵이 예정대로 내년 1월에 열렸다면 만 34세에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기로 만 35세에 아시안컵에 출전하게 됐다.
디 앤서는 베테랑 선수에게 1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작은 변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역시 손흥민에게 아쉬운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이후 무려 66년 동안 아시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손흥민 역시 오랫동안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지만 아직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으나 개최국 호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9년 대회에서는 8강, 2023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4강에서 탈락하며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이 아시아 정상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회가 약 1년 늦춰지면서 출전 여부부터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의 거취도 변수로 떠올랐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은 오는 11월 말 계약이 만료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9월 모레노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9~11월 A매치 6경기를 지휘하도록 했다. 이후 경기 결과와 지도력 등을 평가해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했다.
하지만 대회가 연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초 내년 1월까지 지휘봉을 맡기는 방안과 약 1년을 더 이끌도록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베트남도 손흥민의 우승 도전과 모레노 감독의 거취 문제 등을 관심 있게 조명했다. 베트남 매체 더타오247은 "한국 언론은 손흥민의 상황을 특히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대회가 1년 가까이 연기되면서 손흥민이 선수 생활 첫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할 기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뿐 아니라 한국 대표팀의 선수단 운영 계획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대회가 약 1년 연기되면서 감독 선임과 선수단 구성,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한 준비 계획도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예멘과 함께 E조에 편성됐다. 특히 베트남 대표팀을 한국인 지도자인 김상식 감독이 이끌고 있어 두 팀의 맞대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연기되면서 맞대결 일정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베트남 역시 고민이 있다. 김상식 감독의 현 계약은 2027년 2월 만료될 예정으로, 대회가 열리는 2027년 말까지 대표팀을 이끌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더타오247은 "베트남축구협회가 대표팀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감독 인선과 계약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