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힘들다' 상대 공격수 죽음 이르게 한 골키퍼, 첫 공식 성명 "편히 잠들길... 가족만 생각 중"

박건도 기자
입력 2026.11.05 08:56 수정 2026.11.05 08:56
FC안도라의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가 경기 중 충돌로 사망한 헤수스 데 미겔과 그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오워노는 지난 2일 경기 중 공중볼을 처리하다 데 미겔의 가슴을 무릎으로 강타했으며, 데 미겔은 병원 이송 후 지난 4일 끝내 숨을 거뒀다. 현재 오워노는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스페인 축구계는 예정된 경기들을 연기하고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다.

헤수스 오워노. /사진=리브더히어위고 갈무리

경기 도중 공중볼을 걷어내려다 상대 공격수를 들이받아 사망에 이르게 한 골키퍼가 침묵을 깼다. 상대 선수가 목숨을 잃고 본인은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되자 구단을 통해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헤수스 오워노(25)는 5일(한국시간) FC안도라(스페인 2부리그)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 말문이 막히고 일어난 모든 일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어렵다"고 밝혔다.

오워노는 성명에서 "헤수스 데 미겔(30)을 잃은 것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거대한 고통을 느낀다. 그와 그의 가족, 그를 사랑했던 모든 사람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뤄야 할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데 미겔과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고통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편히 잠들길 바란다"고 했다.

비극이었다. 오워노는 지난 2일 스페인 산타크루스 데 테네리페의 헬리오도로 로드리게스 로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네리페와 안도라의 스페인 2부리그 경기 후반 추가시간 도중 공중볼을 처리하기 위해 미드필드 진영까지 무리하게 뛰쳐나오다 무릎을 세운 채 점프했고, 쇄도하던 데 미겔의 가슴 부위를 강타했다.

충격을 받은 데 미겔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갔다. 스페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당시 경기장에는 그의 아내와 16개월 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까지 겪은 끝에 병원 중환자실로 긴급 이송됐지만, 지난 4일 30세의 젊은 나이에 끝내 숨을 거뒀다.

FC안도라의 공식 성명문. /사진=FC안도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오워노는 현장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 형법상 의무 절차에 따라 사법당국의 감독 아래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기 후 쏟아진 거센 비난에 SNS 계정까지 닫았던 오워노는 팀의 자율 훈련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중에 동료들과 모국 축구계는 오워노를 지지하고 있다. 안도라 수비수 라우타로 스파츠는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는지, 결코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다치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축구에서는 불행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만 이토록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베난시오 토마스 미차 적도기니 축구협회장은 공식 서한을 통해 "경기 중 일어난 비극적 사건의 비자발적 당사자로서 깊은 슬픔을 겪고 있는 오워노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스페인 축구계 전체는 거대한 슬픔 속에 멈춰 섰다. 스페인축구협회는 주중 코파 델 레이와 코파 데 라 레이나 전 경기를 연기했다. 다가오는 주말 열릴 예정이던 테네리페와 그라나다의 경기, 오워노의 소속팀 안도라와 마요르카의 2부리그 경기 역시 전격 연기됐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챔피언스리그(UCL)를 비롯한 모든 주관 경기 킥오프 전 묵념을 진행하고 있다.

테네리페 구단은 6일간의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홈구장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추모식을 열기로 했다. 구단 이사진과 1군 선수단 전원은 고인의 가족 연고지인 톨레도주 나바에르모사에서 엄수되는 장례식에 참석해 30세에 안타깝게 그라운드를 떠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상대 골키퍼와 충돌로 세상을 떠난 테네리페 헤수스 데 미겔. /사진=테네리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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