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별로 알려준 것도 없는데 네가 잘한 거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좌완 필승조 배찬승에게 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은 특별한 존재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곽빈의 투구를 보고 배운 뒤 제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첫 세이브를 달성한 뒤 곽빈에게 받은 축하 메시지는 그에게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배찬승은 지난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3-2로 앞선 연장 12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신고한 배찬승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수원 원정 2연전을 1승 1패로 마쳤다.
아시안게임은 배찬승에게 성장의 전환점이었다. 대표팀에서 곽빈의 투구 폼을 보며 팔 스윙을 간결하게 다듬었고, 이후 마운드에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월 이후 9경기에서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00 완벽투를 뽐냈다.
박진만 감독도 “배찬승이 많이 성장했다.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뒤 너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제구가 많이 흔들렸는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확실히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배찬승은 곽빈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소개했다.
그는 “빈이 형이 연락해서 ‘너무 잘했다’고 축하해주셨다. 저도 ‘형 덕분에 많이 보고 배운 게 많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곽빈의 투구에서 배운 점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배찬승은 “제 팔 스윙은 큰 편인데 빈이 형은 짧고 간결하다. 그래서 제구가 좋은 것 같았다. 직접 따라 해봤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빈이 형은 ‘별로 알려준 것도 없는데 네가 잘한 거다. 시즌 끝나고 더 자세히 물어봐도 된다’고 하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대표팀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직접 보고 배우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경험도 많이 쌓았다”고 돌아봤다.
한국시리즈 첫 세이브의 감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배찬승은 “지금껏 이렇게 짜릿했던 적은 처음이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처음 세이브를 올려 너무 좋았다. 저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마무리 투수로 나선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그는 “중간에 던질 때와 달리 제 뒤에 투수가 없으니까 압박감이 있긴 했다. 그래도 승리를 지켜내고 나니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투구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기존 구종에 체인지업까지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배찬승은 “예전에도 체인지업을 던져봤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아 제구가 일정하지 않았다. 계속 보완하면서 이제는 결정구로 쓸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세리머니 영상을 다시 본 소감을 묻자 “조금 미숙하더라. 다음에는 더 멋있게 해보겠다”고 웃었다.
곽빈의 투구에서 성장의 해법을 찾은 배찬승은 이제 한국시리즈 승부처를 책임지는 필승조의 핵심 카드로 자리 잡았다. 첫 세이브의 짜릿함을 맛본 그의 다음 목표는 더 화려한 세리머니가 아닌 또 한 번의 승리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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