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김태훈(34)이 대구에서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김태훈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강)민호 형도 우승에 대한 갈망이 크겠지만, 나도 굉장히 크다. 나는 한국시리즈까지 갔는데 우승하지 못했다. 정말 우승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훈에게 이번은 벌써 네 번째 한국시리즈다. 2019년과 2022년에는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2024년에는 삼성 소속으로 정상에 도전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개인 성적도 아쉬웠다. 2019년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⅔이닝 2실점, 2022년에는 3경기 2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3경기 2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패전까지 떠안았다. 앞선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8경기 5이닝 1패 평균자책점 16.20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태훈은 1차전에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버텼고, 2차전에서는 연장 11회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이 12회초 상대 수비 실책으로 결승점을 얻어 3-2로 승리하면서 김태훈은 승리투수가 됐다. 이번 한국시리즈 2경기 성적은 1⅔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이다.
김태훈은 "동점 상황이라 부담은 있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으니 이겨내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승리투수가 됐다는 게 특별히 의미 있는 건 아니다. 지금은 개인 기록이 중요하지 않다. 팀이 이기기만 하면 뭐든 좋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1차전과 2차전의 불펜 분위기는 어땠을까. 김태훈은 "1차전 때는 1점만 내라고 했다. 2차전은 '좀 쳐라. 제발 끝내라. 9회에 끝내라' 이런 마음이 컸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삼성은 1차전에서 0-8로 끌려가다가 7-8까지 따라붙었다. 비록 패했지만 마지막까지 KT를 몰아붙인 추격전이었다. 김태훈은 "만약 0-8로 졌으면 2차전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텐데, 1차전에서 잘 붙었다. 그것 때문에 분위기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맞이한 2차전은 김태훈의 바람과 달리 연장 12회까지 이어졌다. 10회초 르윈 디아즈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하고도 10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김태훈이 1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12회초 다시 리드를 잡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김태훈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안현민 선수의 타구가 그렇게 되면서 흐름이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원)태인이가 끝까지 버텼다. 역전을 당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기회가 우리에게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쉽게 얻은 기회가 아니기에 더욱 간절하다. 개명 전 김동준이라는 이름으로 뛰었던 김태훈은 부경고를 졸업하고 2012 KBO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7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오랜 시간 무명 생활을 거쳐 주축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2023년 4월에는 삼성이 내야수 이원석과 202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주는 트레이드로 김태훈을 영입했다.
2024년에는 23홀드를 올렸고, 2025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3+1년 최대 20억원에 삼성에 남았다. 올해는 정규시즌 47경기에서 2승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2.48로 필승조로 활약했다.
이번 가을에는 삼성 불펜의 중심을 잡고 있다. 마무리 김재윤(36)이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김태훈을 비롯해 이승민(26)과 배찬승(20) 등 불펜이 힘을 합쳐 공백을 메우고 있다. 김태훈은 "(김)재윤이 형이 제일 속상할 것이다. 그래도 불펜에 와서 선수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원)태인이에게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해 준다"고 전했다.
젊은 투수들을 향한 신뢰도 남달랐다. 김태훈은 "다들 나보다 더 잘한다. 지금은 내가 특별히 할 일이 없는 것 같다"며 "(이)승민이는 조금 힘들어 보이지만 책임감 있게 잘 버티고 있다. 올해 정말 고생했는데 나중에 보상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도 시즌 때보다 오히려 컨디션이 더 나은 것 같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준비하면서 잘 쉰 것도 있었다"며 "가을야구에서 만회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1인분만 하려고 한다. 피해만 주지 말자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김태훈 개인에게도 네 번째 도전 끝에 처음으로 정상에 설 기회다. 김태훈은 대구에서 3연승을 거두고 우승을 확정하고 싶다는 동료들의 각오를 전해 듣자 "저도 수원 못 가겠습니다. 여기서 끝냈으면 좋겠네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