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가결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물산에서 외국인이 대거 이탈하면서 제일모직 주가도 덩달아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고려할 때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삼성물산은 전날보다 10.39% 급락한 6만2100원,제일모직은 7.73% 하락한 17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각각 2.16%, 2.32% 상승 출발했으나 이내 반락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12시40분께 삼성물산 주총에서도 합병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물산 주식 968억20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최근 5년래 두번째로 큰 외국인 순매도 규모다. 가장 많은 순매도 규모는 제일모직과 합병 발표 다음날인 5월27일1466억5100만원어치이다. 외국인은 이날 제일모직도 331억16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대해 551억5700만원과 542억7900만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서는 합병 부결을 기대하면서 삼성물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일시에 매물을 던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안이 부결되면 삼성그룹측과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분 경쟁이 일어나면서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A자산운용 임원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빠질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으니 이슈 소멸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없지만 통합 삼성물산이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시가총액은 총 40조원으로 현재 33조8600억원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주가는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반 하락한 것처럼 이번 합병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재부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B자산운용 임원은 "이번 주총이 어렵게 진행되면서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 그룹들도 주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을 것으로 믿는다"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된 후 당장 배당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는 않겠지만 배당성향 확대, 신규 사업 발굴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