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사외전’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관련법 개정 추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검사외전’은 설연휴 기간 총 2400여개인 국내 스크린 중 70%를 차지했다. 참여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청년유니온은 지난 18일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 입법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대기업이 상영업과 배급업을 겸업할 수 없고 △복합상영관은 특정영화를 일정 비율을 초과해 상영하지 못하고 △저예산영화를 상영일수의 100분의 60 이상을 상영한다 등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크린 독식을 막기 위해 존재했던 스크린쿼터제를 이젠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를 막기 위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귀향'이나 윤동주 시인을 그린 '동주'의 상영관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이번 논란을 더욱 거세지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입법청원안의 내용들로 정말 스크린 독식을 막을 수 있을지는 따져볼 일이다. 우선 단순히 대기업의 상영업과 배급업을 분리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검사외전’의 배급사인 쇼박스는 2007년 영화관 메가박스를 매각, 사실상 상영업을 영위하지 않는다.
또한 특정영화의 상영 비율을 제한하거나 작은 영화의 의무상영을 두는 것도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좀더 냉철한 고민을 통해 규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들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상영비율을 스크린 수가 아니라 좌석수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 좌석수를 기준으로 하면 블록버스터 영화가 대형 스크린을 독식하는 관행을 막을 수 있다. 더 나아가 형식상 스크린을 내주는 교차 상영의 폐해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극장들만 규제하는 것도 방안 중 하나다. 대기업 직영 극장들은 위치가 좋아 수익성이 우수한 만큼 규제를 최소화하면서도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영화 시장에서 관객수 300만~500만명의 '중박' 영화가 사라졌다는 위기론이 제기된다. 어느새 한국 영화의 허리였던 코믹, 공포, 멜로 영화는 사라지고 블록버스터만 남아서다. 자율 규제에 맡겼던 영화시장이 더 추락하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해야할 때다. 그래야 진정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