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를 보유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금융투자업계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이달 안에 새로운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모두 뛰어들었다.
인수에 성공한다면 대부업에 뿌리를 둔 금융회사가 국내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다. 다만 대부업 '꼬리표'가 최종 금융당국의 승인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증권 대주주인 LS네트워크 측은 빠르면 오는 14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포함한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프로와 함께 사모펀드(PEF) 운용사 웨일인베스트먼트,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아프로는 또 KB증권이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 매각에 나선 가운데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현대자산운용은 이달 말, 현대저축은행은 다음달 중순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인수제안 가격과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를 핵심 변수로 본다. 특히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 LS네트웍스가 PEF인 G&A를 통해 투자한 금액이 약 4700억원 정도로 매각대금 역시 이를 웃도는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수자들 사이에선 '4000억원도 비싸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금력 측면에서는 검증된 아프로의 경쟁력이 돋보이는 이유다.
반면 아프로는 금융당국 승인을 더욱 신경쓰는 표정이다. 과거 험난했던 인수·합병(M&A) 전력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아프로는 지난 2008년부터 저축은행 인수에 나섰지만 무려 9번 실패하고 10번째만인 2014년 2월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불법추심' 등 대부업계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이 영향을 줬다.
증권업 문턱은 더 높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2015년에는 일본계 오릭스PE가 현대증권 인수를 위해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파킹딜 논란과 야쿠자 자금설 등 갖가지 의혹에 시달리면서 금융당국 승인 심사가 3번이나 미뤄진 끝에 딜이 무산됐다. 금융당국의 보다 깐깐한 기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을 영위한다는 사실이 증권업의 대주주 자격 제한 요건은 아닌 만큼, 아프로가 인수자로 선정되면 관련 절차에 따라 적격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업의 대주주 적격성 요소에는 저축은행이나 캐피탈과 다른 사항들이 존재한다"며 "결과와 관계없이 승인 여부는 신중히 판단해야 하는 만큼,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프로가 사업 영역 확장과 인재 영입, 체질 개선 등으로 이미지 쇄신 중이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은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단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자들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프로의 도전 의지는 상당해 보인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아프로는 앞서 리딩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리딩투자증권은 본입찰에서 경쟁사에 밀렸고 LIG투자증권은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가 발을 빼기도 했다. 칸서스자산운용 인수에 나섰다 철수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는 물론 그룹 체질 개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아프로는 대부업 국내 1위 러시앤캐시와 저축은행 업계 2위 OK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또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을 인수, OK캐피탈을 출범시켜 사업 영역을 더 넓혔다. 제2금융권에 고루 포진한 자회사들과 IB 분야 강점을 가진 이베스트증권의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아프로는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하겠다는 그룹 청사진을 밝혔다. 2금융권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서비스금융그룹 도약 중장기 목표로 삼은 것. 이를 위해 아프로는 주력 게열사를 기존의 러시앤캐시에서 OK저축은행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