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를 보유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증권업 진출을 눈앞에 뒀다.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가 남은 관건이다. 과거 저축은행 인수건 위반 전력, '일본계' 자금에 대한 색안경 등이 넘어야 할 문턱으로 지적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 대주주인 LS네트웍스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아프로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LS네트웍스가 출자한 사모펀드운용사 G&A가 보유한 이베스트 지분 84.58%다.
아프로는 4000억원에 가까운 인수가격을 제시,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는 실사 후 3000억원대 중반을 밑도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아프로가 증권업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부업에 뿌리를 둔 금융회사가 국내 증권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다. 관건은 금융당국 승인 여부다. 증권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으로는 주로 자본금 요건과 재무건전성 등의 '정량적' 지표가 꼽힌다. 반면 아프로의 경우에는 "정성정 지표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아프로는 최근 저축은행 인수 승인 조건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 인수 당시 '대부업 자산을 2019년 40%까지 감축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는데, 작년 말 국정감사에서 최윤 아프로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가 자산 감축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이 드러난 것.
아프로 산하 러시앤캐시·미즈사랑·원캐싱 자산은 OK저축은행 출범 이후 감소한 반면 최 회장 동생이 운영하는 헬로우크레디트·옐로우캐피탈 자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금융당국은 '40% 감축' 대상에 이들 회사의 자산이 합산돼야 한다고 지적했고, 아프로도 지난달 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2024년까지 모든 대부업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금융당국의 추가 제재는 없을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제가 된 사업의 철수 명령이 내려졌고, 아프로 역시 대부업 전면 철수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행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인수 조건을 어긴 전력이 증권사 인수에서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계'에 대한 반감은 더 높은 산이다. 아프로는 최 회장이 지배구조 중심을 국내로 옮겨오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계 계열사(J&K캐피탈) 탓에 일본계 꼬리표를 완전히 떼지는 못했다.
옛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한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PE가 이 같은 대표적인 사례다. 오릭스PE는 2015년 1월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9개월만에 포기했다. 매각 초기부터 제각된 파킹딜('경영권을 매각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찾아오는 계약') 논란과 함께 '일본계 대부업체다', '야쿠자 자금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에 시달리며 3차례나 금융위의 승인이 미뤄진 결과였다.
당시 금융당국은 파킹딜 논란에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이어진 국감에서는 국회의원들의 파상공세가 반복됐다. 아프로의 이베스트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심사가 5월 대선 뒤 국회 기능이 정상화되는 시기에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특히 대부업 기반의 아프로서비스가 저축은행은 물론 캐피탈에 이어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업계까지 2금융권에서 사세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반감의 원인이다.
이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와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 승인에는 2개월 남짓의 기간이 소요됐지만, 아프로서비스의 경우는 다를 것"며 "대주주 변경 승인이 지연되면 인수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