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이 무서운 건 한번 플랫폼을 장악하면 앞으로도 승자 지위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해부터 강세장을 이끌었던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인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에 대한 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도 그래서 가능했다.
카페24는 올해 시장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인기를 누렸던 대표 종목이다. 무엇보다 '테슬라 1호'(이익 미실현기업 상장제도)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해 주목을 받았다. 2016년 연간 실적 기준 적자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상장을 청구했고, 시장은 화답했다.
◇쇼핑몰 계정 수 150만 개… 플랫폼 기업의 힘=카페24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쇼핑물 구축에서부터 빅테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공동사무실과 맞춤식 교육 등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한다.
카페24는 국내외 150만개 이상의 쇼핑몰 고객계정을 확보했다. 자사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작된 쇼핑몰의 거래대금은 2017년 기준 6조7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커머스 시장 점유율 약 8.5% 수준이다. 지난해 새로 생긴 쇼핑몰이 장착한 PG(전자결제지급대행) 서비스의 60~70%가 카페24를 통해 이뤄졌다.
카페24는 홈페이지 제작 등 쇼핑몰 창업 관련 서비스들을 무료로 제공해 고객(창업자)들을 확보한 후 운영 단계에서 필요한 결제솔루션과 도메인, SMS(단문메시지서비스) 등 필수 부가서비스 수수료를 통해 매출을 올린다.
간편결제서비스 사용 거래액의 0.8~1.0%를 부과하는 PG중개 수수료가 쇼핑몰 솔루션 사업의 핵심이다. 쇼핑몰 솔루션 수수료가 전체 매출의 45.4%를 차지하고, 홈페이지 개설·운영을 위한 서버를 임대·판매하는 호스팅솔루션(18.7%), 광고대행을 해주는 광고솔루션(17.6%) 순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이젠 역직구가 대세… "해외사업이 이끄는 성장 원년"=카페24는 국내 쇼핑몰 사업자들이 원클릭으로 영어, 중국어(간체/번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해외직판 쇼핑몰을 5개까지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까지 해외 거래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총 거래액 6조7000억원 가운데 해외 발생액은 1100억원 규모다. 일어권에서 43%로 가장 많은 거래가 일어났고 영어권(33%), 중어권(24%)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 해외 소비자에게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인프라를 구축했다면 이제는 해외 쇼핑몰 사업자들이 카페24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로 상품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의 직접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첫 타자는 일본이다. 일본은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3위지만 아직 쇼핑몰 사업자들을 위한 원스톱 플랫폼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이를 위해 카페24는 일본의 오픈마켓 사업자(라쿠텐, 야후재팬), 결제사업자(소프트뱅크, EXIMBAY), 물류사업자(사가와, 야마토) 등과 제휴하고, 하반기부터 일본 현지 쇼핑몰 사업자들이 카페24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카페24가 2012~2016년 영억손실을 기록한 것도 해외서비스 인력 채용과 해외 지사 설립 등 대규모 투자 때문이었다. 그러나 관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액 1824억원, 영업이익 260억원, 영업이익률 14.3%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1등 쇼핑몰 솔루션 사업자로 자리잡은 카페24의 해외시장 성과를 미래성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투자시기와 성장시기가 확실하게 구분되는 플랫폼 기업 특성상 해외 매출액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고밸류 평가에도 시장은 베팅 지속…이유는?=카페24 실적은 지난해에 비로소 흑자전환해 증권가에서는 PER(시가총액/순이익)보다는 PSR(시가총액/매출액)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산정하고 있다.
특히 북미권에서 카페24와 동일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의 '쇼피파이'(Shopify)를 밸류에이션 산정 기준으로 참고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쇼피파이의 올해 PSR 13.1배를 기준으로 뉴욕증시 대비 한국의 할인율 45.6%를 적용, 적정 PSR 4.6배를 산출했다.
시장이 카페24에 주목하는 건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하는 한 카페24 이익도 증가하는 구조여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은 전년대비 19.5% 증가한 78조원을 기록했다. 전체 소매유통 거래액 중 온라인쇼핑 거래액 비중이 아직 20%에 미치지 못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신규 쇼핑몰 사업자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 우선적으로 찾게 되는 플랫폼이라는 점도 카페24의 핵심 경쟁력이다. 쇼핑몰 솔루션의 특성상 새로운 솔루션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데이터 이전 문제도 번거롭기 때문에 한번 선택을 하면 구매를 이어가는 경향성이 짙다.
또 쇼핑몰 솔루션을 통해 확보된 고객들 대부분이 카페24의 광고 솔루션을 이용하고, 호스팅도 계약기간 만료 후 대부분 서비스가 연장되는 성격인 만큼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