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결단…무배당·지주사·코스피에 '날개'

오정은 기자
2018.07.30 15:50

[내일의전략]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전격 결정…'거북이' 코스피에 활력 되나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기관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전격 도입하면서 코스피에 배당증액·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2018년 지지부진한 코스피에 활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48포인트(0.06%) 내린 2293.51에 마감했다. 이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18년 제6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무배당 기업·지주사, 스튜어드십코드 수혜주로=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현실화되면 증시에서 가장 먼저 기대되는 효과는 배당 증액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약 300여개 상장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 중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통해 해당 기업에 배당 확대 등을 건의한다면 큰 압박이 될 것"이라며 "3년 연속 순이익이 흑자인데도 무배당이거나 배당성향이 10% 미만인 기업들의 배당 확대 기대감이 확대되겠다"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했고 3년 연속 순이익이 흑자인데도 3년째 무배당인 기업으로는현대미포조선대한해운 후성 덕산네오룩스 원익머트리얼즈 AJ렌터카 대양전기공업 팬오션 제이콘텐트리 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국민연금 지분이 5% 이상이고 3년 연속 순이익 흑자를 냈으나 3년째 배당성향이 10% 미만인 곳으로는대림산업신세계현대리바트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NAVER 사조산업 태영건설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경동나비엔 등이 꼽힌다.

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올 들어 부진한 지주사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각 그룹 지주사는 일감몰아주기를 차단하기 위해 그룹을 재편하고 진행 중인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팀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기관투자자는 배당 확대와 이사회 독립성 제고 부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며 "이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로 이어지고 특히 투자 및 배당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주사에게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금부자' 주가 오른다…코스피도 우상향 기대=전문가들은 배당 증액과 맞물려 잉여현금흐름(FCF)이 탄탄한 기업의 주가 상승과 그에 따른 코스피 재평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경우 주주환원의 재원이 되는 잉여현금흐름이 풍부한 기업에 시장이 프리미엄을 부여할 거란 전망이다.

2014년 스튜어드십코드를 제정한 일본에서도 2015년 이후 잉여현금흐름(FCF)이 풍부한 기업들로 구성된 'S&P Japan 500 FCF buyback' 지수가 장기간 시장수익률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현금흐름이 탄탄한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높고 주주환원율이 높은 기업은 향후 스튜어드십코드 관련 지수가 구성될 경우 선제적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잉여현금흐름이 풍부하지만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기업도 주주환원책의 변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배당성향 증대와 배당수익률 제고,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에 따른 개별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코스피 재평가도 기대된다. 앞서 2014년 스튜어드십코드를 제정한 일본은 제정 후 니케이225 지수가 6개월 간 4.7% 상승했고 1년간 26% 급등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최초로 도입한 영국도 코드 제정(2010년 7월) 이후 英 FTES 지수가 20.4% 올랐고 개정(2012년 9월) 이후 6개월 동안 FTES 지수는 12.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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