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되찾는' 웅진, 시너지 효과는?

박보희 기자
2019.03.11 05:40

[종목대해부] 싱크빅과 시너지, 대규모 렌털조직 구축…'자금부담' 우려 공존

코웨이를 떠나보내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다음을 기약했다. 그렇게 웅진코웨이는 코웨이가 됐다. 그리고 6년여가 흐른 2019년, 코웨이는 다시 웅진코웨이가 될 날을 앞두고 있다.

시장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재인수에 기대와 우려의 눈길을 함께 보내고 있다. 웅진의 주가는 코웨이 인수를 발표한 직후 급락했다. 인수 자금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컸다. 한편에서는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발휘,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때 32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연매출 6조원의 국내 30위권 대기업의 위상을 떨쳤던 웅진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할 것인지, 빚에 눌려 다시 한번 뒷걸음질 칠 것인지, 웅진은 미래를 건 갈림길에 섰다.

◇ 자식같은 코웨이 떠나보낸지 6년…되찾아온다

"전공이 아닌 곳에서 잠시 헤매다가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일을 하게됐다."

윤 회장은 지난해 코웨이 인수 계약 체결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39년 웅진그룹의 역사는 곧 윤 회장의 삶의 궤적을 따른다. '웅진'이라는 사명은 그의 고향인 충남 공주의 옛 이름에서 따왔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세일즈맨으로 시작한 윤 회장은 35살이던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헤임인터내셔날'을 설립했다. 이후 '웅진위인전기', '웅진아이큐'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웅진씽크빅을 국내 출판시장 1위 자리에 올려놨다.

1987년 '웅진식품'을, 1989년 '한국코웨이'(현 코웨이)를 설립했다. 그리고 닥쳐온 IMF외환위기는 기회가 됐다. 고가의 정수기를 판매하는 대신 매달 사용료를 받는 렌탈서비스와 방문관리시스템(코디제도)을 도입했다. 웅진코웨이 렌탈 회원은 매년 꾸준히 늘어 2012년 웅진이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당시 매출은 1조8000억원, 회원수는 540만명에 달했다. 윤 회장은 "38년 전 출판업을 시작해 10년만에 우리나라 최고의 출판사를 만들었고 대기업까지 쓰러져가던 IMF때 최초로 렌털 시장을 만들어 10배의 매출을 올렸다"며 "모든 사업이 잘 되면서 욕심을 내 사업확장을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출판, 식품, 정수기 사업을 축으로 안정적 기반을 다진 윤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냈다. 중화학공업(웅진에너지, 웅진케미칼), 건설(극동건설), 금융(서울저축은행)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수의 기업체를 세우거나 인수했다.

무리한 사업확장이 독이 돼 돌아왔다. 극동건설에서 시작된 위기는 그룹 전반으로 확산됐고 2012년 10월 지주사인 웅진홀딩스(현 웅진)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윤 회장은 결국 주력계열사인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을 매각했다. 웅진코웨이 역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1조2000억여원에 팔았다. 그렇게 웅진코웨이는 웅진을 떠났다. 윤 회장은 "잘 모르는 태양광과 건설 등 많은 인수를 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건설 부문에서는 '내가 자만했구나'라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2014년 2월, 1년4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 종결에 성공하면서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법정관리 채무의 98%를 조기 변제했다. 그룹이 안정을 찾자 웅진은 곧바로 코웨이 인수에 돌입했다. 매각 때부터 웅진은 코웨이를 되찾아올 생각이었다. 웅진은 코웨이 매각 당시 나중에 다시 사올 수 있는 권리인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윤 회장은 "(코웨이 인수에 대해) '갑작스럽다'고 하지만 우리는 사실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고 말했다.

◇ 방문판매 인력만 3만3000명…웅진씽크빅, 코웨이 딛고 해외 진출 가능성도

지난 7일 웅진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이 코웨이를 1조6831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잔금을 치르는 양수일은 22일로 확정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인수가 확정되면 웅진그룹의 자산총계도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상승한다. 코웨이 인수 결정 이후 급락했던 웅진씽크빅 주가는 인수가 현실화되자 이날 전일대비 3.34% 올랐다.

시장은 코웨이와 웅진씽크빅의 시너지에 기대를 걸었다. 웅진씽크빅은 유초등 학령 인구를 타겟으로 학습지(공부방), 전집, 단행본 사업 등을 한다. 코웨이 인수가 완료되면 웅진씽크빅의 방문판매 인력 1만3000명, 코웨이 코디 인력 2만명 등 3만3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렌털 조직이 구축된다.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는 코웨이의 해외 인프라를 바탕으로 웅진씽크빅의 시장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주원·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웨이 인수 후 유입되는 배당금, 웅진씽크빅의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차입금 상환이 가능하고, 코웨이 해외 시장을 활용해 웅진씽크빅의 해외 진출 교두보 확보가 가능하다"며 "웅진씽크빅 자체적으로도 사업강화를 하고 있는 만큼 기대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김규리·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웨이 고객은 436만명으로 웅진씽크빅의 8배 수준"이라며 "이중 1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 수는 53만명으로 추산된다"며 영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웅진씽크빅 자체적인 사업 강화도 긍정적이다. 안·이 연구원은 "학습지 사업의 학습센터 확장이 마무리되고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신규 서비스도 출시하면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과거 북클럽을 통해 교육시장을 선도했던 만큼 국내 교육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부터 유초등 학령 인구 감소세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있었던 배경에는 태블릿을 이용한 스마트 스터디 회원제인 '북클럽'이 있었다"며 "지난 4분기 북클럽 스터디 과목수가 오랜만에 증가했는데, 올해 반전을 기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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