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10월'로 본 5월…"기대와 실망 사이"

박보희 기자
2019.05.28 16:52

[내일의 전략] G20 정상회담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단기 반등 가능할까

5월 초 시장이 기대했던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국내 증시는 힘없이 무너졌다. 상반기 예상 밖 랠리에 환호성을 지르던 것도 잠시, 5월 들어 지수는 랠리 전으로 돌아갔다. 시장은 '검은 10월'로 불리는 지난해 폭락 장과 비슷하지만 다른 양상에 주목한다. 6월 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앞둔 지금, 협상 타결 기대감은 다시 한 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까.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62포인트(0.23%) 오른 2047.83에 마감했다. 5월 초 22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꾸준히 하락해 2050선에서 등락 중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760선에서 680선까지 하락했다가 이날 700선으로 간신히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진행 중인 5월 하락장을 바라보며 '검은 10월'로 불리는 지난해 폭락 장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당시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170포인트 넘게 떨어졌고, 급기야 2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약 262조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외국인 매도로 주가 하락…매력적인 '주가·환율' 추가 매도 진정 요인"

실제 지난 10월과 비슷한 점이 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중 양국의 대응 강도가 높고 확전의 범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난 10월과 유사하다"며 "코스피도 지난 10월 13.4% 하락한 이후 가장 큰 7.2% 하락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졌고 외국인이 매도 주체인 것도 같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차이점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10월에는 중소형주와 경기민감주 전반이 20% 안팍 급락한 반면, 5월에는 건설, 자동차, 섬유의복 등 경기변동 업종들이 오르고 있다"며 "위험회피 강도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하락에는 심리적 요인뿐 아니라 실물지표의 부진이 있었던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하반기 뚜렷한 방향성 전환 여부인데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봤다.

지수 하락의 원인이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있는 것도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김 연구원은 "10월에는 한국, 대만, 인도 증시를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매도한 반면, 5월은 대만 증시 매도 금액이 한국의 2배이고, 인도는 중립으로 차별화되고 있다"며 "5월 외국인 매매의 핵심 변수는 무역분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무역 분쟁에 따른 수급은 1월처럼 되돌림을 기대할 수 있고, 1200원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의 추가 매도를 진정시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입장에서 주가와 환율 모두 가격적으로 매력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5월 바닥론'에 힘이 실리는 분석이다. 6월 말 예정된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따른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하지만 기대감에 기반한 주가 상승이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며 투자심리 위축…G20 정상회담 기대감에 6월 단기 반등 가능할 것"

이경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코스피 단기 급락 이후 6월 되돌림'을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기대가 실망감으로 전환된 데 따른 단기 충격이 큰 상황으로 이는 심리적 변화에 따라 반등 시도가 가능함을 시사한다"며 "6월 중 극도로 위축된 투자 심리 회복에 따른 되돌림 과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6월 말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만날 예정인 만큼 무역협상 기대가 시장에 단기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또 한미 정상회담도 6월 중 예정돼있어 북한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 역시 긍정적이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추세적인 하락을 예상하고 있지만, 5월 급락으로 속단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 고점 이후 하락 과정을 보면 단기 급락 이후 50% 되돌림 국면이 전개됐다. 저점인 2000선에서 단기 지지력을 기대할 수 있고, 이번에도 이를 바탕으로 단기 반등 시도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봤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까지 시간이 걸릴지라도 판이 깨지지는 않을테니, 인내가 필요할 때라는 의견도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두 정상이 만나더라도 극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낮고, 만나더라도 '협상은 계속돼야 한다'는 원칙적인 합의 이상은 없을 것 같다"며 "올해 연말까지 무역과 기술을 둘러싸고 국지전, 혹은 대리전의 형태로 소모전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나쁜 뉴스는 미중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고, 좋은 뉴스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모두 게임의 룰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서로 철저하게 지킨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지부진한 주식시장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크게 우려할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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