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얘길 했는데도 바뀐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코스닥 중소형 상장사들에게는 아예 관심이 없나 싶기도 합니다."
연말이 되자 코스닥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주총회는 3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감사 선임 시 대주주 지분율을 최대 3%까지만 인정하는 '3%룰'은 바뀐게 없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은 대주주가 감사를 다시 선임하는 것을 방지하고 감사 선임에 소액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감사 선임 시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1962년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며 도입됐는데,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제도다.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이 가능할 때에는 감사 선임에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폐지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상장사가 감사선임을 위해서는 대주주 외 발행주식의 22%를 확보해야 주총에서 감사선임이 가능하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상장사 56곳이, 올해에는 149곳이 3%룰 때문에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코스닥 협회 등에 따르면 내년에는 이 숫자가 200곳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 대다수는 코스닥에 상장된 중견·중소기업이다. 감사 선임이 불발되면 회사에는 상법상 500만원(감사위원은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이사진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이 더해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의결권 수거 대행 업체에 의뢰를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수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모로 중소형 상장사들에게는 부담이 크다. 여기에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주총 개최일 분산과 전자투표 도입 등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스닥 업체 관계자들은 그동안 수차례 국회에 찾아가 3%룰 만큼은 시급히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몇몇 의원들은 3%룰을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결과물이 나온 것은 없다. 상장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의결권 수거 대행업체만 늘었다.
현재로서는 내년 주총에서도 이들이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섀도보팅이 폐지된 후 3년동안 코스닥 상장사들은 방치된채 신음하고 있다. 국회에 관련 법이 잠자고있는 동안 이들이 입은 손해는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