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1993년 이후 27년만에 새 둥지로 옮긴다. 한국투자증권이 IB(투자은행)와 PF(플젝트파이낸싱) 조직을 강화하는 등 사세를 확장함에 따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빌딩에서 인근 전경련회관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은 오는 3월부터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으로 본사이전을 시작해 6월까지 모든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투신운용은 한국투자증권 본사빌딩 3개층(15~17층)을 쓰고 있는데 전경련회관에서는 2개층을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의 사세가 커짐에 따라 같은 건물에 둥지를 틀었던 한국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근처로 속속 이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8년 말에는 가치투자운용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여의도 신한금융투자타워로 본사를 옮긴 바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2번째로 큰 계열사인 만큼 지주사와의 거리도 고려했다. 전경련회관에는 이미 계열사인 한국투자캐피탈이 자리를 잡은 상태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현재 투자풀 운용본부 40여명이 먼저 전경련회관으로 이동했고 6월까지 전사 이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한국금융지주 계열사 조직이 전반적으로 커져 공간이 부족한 탓에 이전을 결정했고 가격이나 지주사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전경련회관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신운용이 이사를 완료할 6월을 기점으로 한국투자증권도 본사 조직 레이아웃을 전면 재배치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올해 신설된 DT(Digital Transformation) 본부를 비롯해, 본부에서 그룹으로 승격된 IB와 PF 조직이 사무실을 넓혀 사용하게 된다. 효율적인 공간 재배치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외부 업체에 컨설팅까지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신운용의 본사 이전은 1993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한국투신운용은 한국투자신탁 시절인 1993년 현재 사옥으로 이전, 27년간 줄곧 한 자리를 지켰다.
한국투자신탁은 대한투자신탁(현 하나UBS자산운용), 국민투자신탁(현 한화증권)과 함께 3대 투신으로 불렸던 회사로, 가장 먼저 설립돼 규모와 역사 모두에서 업계 맏형 격이다.
1992년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부동산 부지 등을 매각한 후 여의도 신사옥을 지어 이전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졌다. 2005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이 한국투자신탁을 인수합병해 한국투자신탁증권(현 한국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투신부문은 한국투신운용으로 분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