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칼날을 손에 쥐고 갈 것인가"
춘절 연휴를 끝내고 3일 개장한 중국 본토증시가 폭락했다. 중국 증시는 춘절 연휴로 지난 1월 23일 거래를 마지막으로 휴장했는데, 이 때문에 이후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은 그동안 누적된 공포와 우려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다.
중국 시장 투자자들도 당초 큰 폭의 시장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해종합지수가 장중 단숨에 8% 이상 빠지는 폭락세에 서늘함을 느꼈다. 상해지수가 하루 동안 7% 이상 하락한 것은 201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상당수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일단 분위기는 '팔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중국 현지의 한 투자자는 "현재로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 확실히 잡힐지 불분명하다"며 "일단 포트폴리오의 절반 정도를 팔아서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어제 주요 고객들에게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며 "평소 시황에 따라 거래를 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도 일단 중국 관련 투자자산의 일부 '현금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PB들은 고객들에게 '일단 피신'을 권하고 있다.
VIP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상당수 PB들은 당분간 중국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PB는 "현재 중국 본토주식 중 상당수가 하한가를 기록 중"이라며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애플 주가가 하루 동안 4% 이상 하락했는데 이는 중국 유통망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이번 사태가 사스, 메르스 때보다 증시 파급력이 큰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 이 사태가 진정되려면 약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단 고객들에게 중국 주식과 펀드 및 ETF(상장지수펀드)를 정리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PB팀장은 "중국 내수소비재는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매력이 없다"며 "중국 주식은 성장성이 있는 IT 플랫폼, 5G, 반도체 정도를 제외하면 앞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조건 중국 시장을 비관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주가폭락을 시장 회복 시 '저가매수' 기회를 잡기 위한 현금확보 타이밍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이미 일부 중국 큰손 투자자들이 회복장을 염두에 두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불확실성도 크지만, 회복 시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투자자는 시장이 느끼는 공포감을 이겨내야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쇼크로 인해 시장이 한번에 7~10% 가량 빠지면 일단 바닥이라는 것을 시사하는데, 내일 소폭 반등하고 다시 좀 더 빠지면 일단 대규모 조정은 끝났다고 봐도 될 것 같다"며 "장이 어차피 하락해야 한다면 이렇게 한 번에 빠져 주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홍콩 증시가 이날 반등에 성공한 것도 눈여겨봐야 할 사안이다. 지난주 최근 3거래일간 7% 가까이 하락했던 홍콩H지수는 이날 1%대 상승세를 기록하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