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에 장중 반등과 반락을 지속하고 있다. 유가가 폭락하면서 미국 신용 리스크가 급부상됐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급하게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스피지수의 향방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공조와 미국 셰일 기업들의 실제 부도 여부, 코로나19(COVID-19)의 해외 확진자 증가 수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불확실성은 지속적으로 큰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10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0.35% 내린 1948.01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도 0.71% 하락한 610.21을 나타내고 있다.
기관이 현재 5257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락 폭을 줄이고 있다. 기관은 장 초반부터 대거 매수에 나서 코스피지수가 장중 0.69%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매도를 지속하면서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은 5153억원 매도 중이다. 개인도 438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정규장에서 7% 이상 폭락한 이후 야간장에서 S&P500 선물과 미니나스닥 선물이 2% 이상 상승하면서 불안감이 완화되고 있지만, 증시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서상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유가 폭락으로 미국 셰일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급등했는데, 이에 대한 대책들이 나오면서 선물이 반등하고 잇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미국이 유동성 확대에 나서면서 신용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진정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9일(현지시간) 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 한도를 오는 12일까지 기존 10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로 늘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일 월가 경영진들을 불러모아 금융시장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 연구원은 "미국 정규장 중에 나왔던 내용이지만, 미국 증시가 급락해 공포가 커지면서 호재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며 "한국 증시는 전날 선제적으로 하락했고, 국내 코로나19 사태도 안정기에 돌입하면서 하락세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513명으로 전날 대비 131명 증가에 그쳤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추가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증시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 증시는 최근 보름간 13~14%, 미국 증시는 20%가 하락했는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2011년 유럽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신용 리스크가 실제 부도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부담은 반영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미국 신용 리스크의 실제 발발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9172명(사망 463명)으로 늘어나자 전국 이동제한령이라는 사상 초유의 강수를 뒀다. 미국도 확진자가 현재 687명으로 늘었다.
부채 비율이 높은 셰일가스 기업이 부도를 맞으면 관련 은행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런 우려로 9일 미국 정규장에서 셰일가스업체 중 부채가 많은 아파체, 옥시덴탈은 주가가 50% 이상 급락해 반 토막이 났다. 에너지기업에 대한 대출이 많은 BOK파이낸셜도 25.5%가 하락했다.
서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은 단기 조치일 뿐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신용 리스크가 계속 이어질 수 있어 증시 반등은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원도 "아직까지 강한 반등세가 나올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정책들이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