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조 '매물 폭탄'에 10년 전으로 돌아간 코스피

김태현 기자
2020.03.17 17:39

[내일의 전략]

/사진=김창현 기자

17일 코스피 지수가 미국 주가 대폭락 후폭풍으로 외국인이 1조원대 매물을 쏟아내며 1600선 대로 주저앉았다. 장중 내내 저가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투자심리와 코로나19(COVID-19)에 대한 공포심리가 뒤섞였다.

10년 전으로 돌아온 코스피 지수…시가총액 상위주 타격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2.42포인트(2.74%) 떨어진 1672.44에 장을 마감했다. 2011년 10월 5일(1666.52) 이래 최저치다. 개장과 동시에 4% 넘게 하락, 장중 한때 반등했지만 오후 들어 완연한 하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금융업(5.02%),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컷'(1.25%→0.75%)에 대출이자 등이 주수입원인 금융업이 타격을 입었다.삼성전자는 3% 넘게 하락해 4만73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6일(4만7100원) 이후 최저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셀트리온(1.51%)과LG생활건강(0.09%) 이외 모두 하락했다.현대차(-3.38%)는 장중 7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낙폭을 줄여 8만원대를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0.22포인트(2.03%) 오른 514.73을 기록했다. 장 초반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 반등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업종별로는 제약(5.52%)이 크게 올랐다.

12조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환율 10년만에 1240원 돌파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9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9일 1조3125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한 이후 벌써 세 번째로 1조원을 넘겼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업에서 6673억원을 순매도해 규모가 가장 컸고, 금융업(969억원), 화학(673억원), 운수장비(467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한달 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도 12조원을 넘어섰다. 벌써 9거래일째 순매도세다.

외국인들의 '팔자'가 계속되면서 환율도 크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7.5원 오른 1243.5원을 기록했다. 고점 기준으로 2010년 6월 10일(1271.5원) 이후 가장 높았다.

소병은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외환시장은 코스피 움직임과 밀접한 연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약세가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도 매도가 몰렸고, 환율 상승압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수준으로 커진 신용 스프레드…자금조달 위기

채권 시장에서도 코로나19 여파는 감지되고 있다. 통상 경기가 안 좋을 때 확대되는 신용 스프레드(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 간 차이)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6.9bp(1bp=0.01%포인트) 떨어진 1.03%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 수준이다.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2.5bp 떨어진 1.74%로 장을 마감했다. 신용 스프레드는 0.071%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신용 스프레드가 늘어난다는 건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 대신 안전한 국고채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수준은 경기침체와 신용위기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포심리, 경기침체, 신용위기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바닥을 확실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충분히 저평가된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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