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 솔라나정책연구소 대표

"최대 쟁점은 '윤리 조항'입니다. 미국 민주당에선 법안이 상원 표결에 부쳐지기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산업 관여를 견제하는 장치가 마련되기를 원합니다."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 솔라나정책연구소(SPI)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를 만나 미 상원 내 클래리티(CLARITY) 법안 심사동향을 이같이 전했다. SPI는 미 워싱턴DC 소재 가상자산 정책기구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 상하원에 블록체인 업계 입장을 대변해 왔다.
법안은 가상자산에 대한 증권·상품 분류와 금융권의 퍼블릭 블록체인 활용 근거를 명시하는 등 미국 내 가상자산 시장을 최초로 성문화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며 지난해 7월 하원 본회의 표결을 통과했다. 남은 주요 절차는 미 상원 표결과 상하원간 협의로, SPI는 다음 달 말쯤 상원의 법안심사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입법이 마무리될 가능성에 대해 레빈 대표는 "50대 50"이라며 "6개월 전엔 15% 안팎으로 봤었는데 최근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답했다. 전쟁 등으로 미 정치권 내 불확실성이 가중된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레빈 대표는 "법안 세부사항은 지금도 활발히 수정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구조는 일관성 있게 이어져 현재 법안의 80%는 최종 통과안에 남을 것"이라며 "입법과정에서 의원들이 중점적으로 검토한 대목은 소비자보호·자금세탁 방지(AML)·테러자금 조달방지(CFT)"라고 밝혔다.
법안심사가 국내외 전망보다 지연된 배경에 대해선 "현재 법안이 330쪽 분량으로 복잡·방대한 내용을 담은 데다 이해관계자의 폭도 매우 넓은 편으로, 올해는 미국 농부들이 법안 논의에 참여하기도 했다"며 "가상자산을 관할하던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농업 선물시장도 감독하기 때문이다. 미 농민무역협회가 가상자산 법안에 관여하는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레빈 대표는 또 "SEC와 CFTC로 이원화한 미국 금융 규제체계의 특성 역시 논의가 장기화하는 데 영향을 줬다. 두 기관은 의회 내 소관 상임위원회가 다르다"며 "유럽처럼 단일 금융규제 체계를 가진 나라들은 가상자산 제도화가 더 빠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자들의 PICK!
클래리티법 제정 이후 미국 내 가상자산 정책 현안으로 레빈 대표는 과세 문제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지난 9일 청문회를 열어 관련 사안을 논의한 바 있다. 업계에선 SEC의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제도 역시 주요 관심사라고 레빈 대표는 설명했다.
미국·유럽연합(EU) 등 각국에서 가속화하는 가상자산 제도화 흐름에 맞춰 주요 L1(레벨1) 블록체인 생태계는 금융권 진입을 겨냥한 규제준수 최적화·활용선례 구축 작업에 주력하는 추세다. 온체인 거래성능과 기관용 기능을 앞세워 JP모간·비자·웨스턴유니온 등을 유치한 솔라나가 대표적이다.
레빈 대표는 "많은 국가가 가상자산을 어떻게 규제체계에 편입시킬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추세로, EU가 미카(MiCA·가상자산시장법) 덕분에 조금 앞선 가운데 대다수는 상황이 비슷하다"며 "미국이 금융규제의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많은 국가가 클래리티법안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도 지난 8년간 가상자산 규제에 대해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국가마다 시장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 우선순위와 과제를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L1 업계는 무정부 상태라는 편견을 벗고 블록체인 기술로 규제와 법적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