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사유 발생 전 최대주주 대량 매도…수상한 거래들

강민수 기자
2020.04.29 06:00
한계기업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 추정 거래 양태.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지난해 12월 결산 한계기업(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 가운데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22개 업체가 적발됐다. 이들 기업은 악재성 공시 전 보유 지분을 대량으로 매도하거나 최대주주 등 내부자에 의한 거래 등 미공개정보 이용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결산 한계기업 53개사에 대한 시장감시를 실시해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22개 종목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계기업은 의견거절 등 상장폐지사유 발생 및 관리종목지정 법인 등을 가리킨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 유가증권 상장사는 1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21곳은 코스닥 상장사로 나타났다. 22개사 중 5곳은 관리종목 지정된 곳이고, 나머지 17곳은 의견거절 등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적발된 불공정거래 상당수가 내부 미공개정보를 이용, 악재성 공시 전 보유 지분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는 내부정보 접근이 용이한 최대주주·임직원 등 내부자에 의한 거래로 추정되는 사례도 다수 존재했다.

한 사례로 A사는 최대주주 등으로 추정되는 계좌군은 상장폐지사유 발생 매매거래정지 1주일 전부터 대량의 물량을 매도하했다. 해당 계좌군의 매도 시작 후 매매거래정지 전까지 주가는 약 80% 가까이 폭락했다.

B사의 전 최대주주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 매매거래정지 전 상당한 물량을 적극 매도하여 손실을 회피했고, 이후 B사의 주가는 계속 하락하다가 감사의견 거절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들 한계기업은 영업실적이 저조하고 부채 비율이 높으며, 자본금 규모가 작은 소규모 법인이 대다수다. 실제로 적발된 22개 종목 중 18개사가 자본금 300억원 미만의 소규모 법인이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대부분 10%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아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 변경이 잦아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신사업 진출을 위한 타 법인 지분 취득과 그에 따른 사업목적 추가 및 자금 조달이 빈번히 이뤄지고, 중요 공시의 정정 및 취소 등을 반복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적발된 한계기업 22개사 중 최근 3년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또는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발행한 회사는 20개사에 달했다.

사업다각화 목적의 신사업 진출을 위하여 바이오 등 본래 업종과 무관한 회사를 인수한 법인도 17곳이나 있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계기업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기업에 대하여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시장감시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투자자들 또한 최대주주 변경, 대규모 자금조달 및 자금유출 공시 등 한계기업의 특징을 보이는 종목 투자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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