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행정부 백악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참모가 유럽 등 주요 동맹들과의 무역전쟁을 서둘러 끝내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발탁된 제이크 설리반 전 부통령 국가안보 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여러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해 (동맹국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차기 행정부 출범 이후 며칠 또는 몇주 이내에 이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1단계 무역합의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일단락지은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EU(유럽연합)에 보복관세를 가하며 무역갈등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EU가 부당한 보조금을 줬고,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IT(정보기술) 기업에 프랑스 등이 이른바 디지털세를 물린다는 이유다.
설리번 내정자는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의 근원적 결함은 나홀로 전략을 추구했다는 데 있다"며 "세계 경제의 약 60%를 차지하는 동맹 또는 파트너 없이 미국 홀로 중국에 대응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나쁜 건 우리 편에 서고 싶어 하는 그 동맹 또는 파트너들과의 싸움을 택하고 2~3곳에서 무역전쟁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우방인 EU 주요국과 한국, 일본 등을 상대로 무역분쟁을 벌인 것에 대한 비판이다.
최근 USTR(미 무역대표부)은 프랑스산 와인과 독일산 항공기 부품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EU가 에어버스에 부당한 보조금을 준 것에 대한 보복 관세다.
미국과 EU는 에어버스 보조금 문제를 놓고 약 16년 간 갈등을 벌여왔다. 결국 2019년 WTO(세계무역기구)가 EU의 에어버스 보조금을 불법으로 인정하고 미국에 보복관세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미국은 와인, 위스키 등 75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EU산 상품에 관세를 물렸다. 그러자 EU도 미국이 보잉을 불법 지원했다며 4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디지털세 문제가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프랑스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들에 최근 디지털세를 부과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화장품, 핸드백 등 13억달러 상당의 프랑스산 상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놨다. 미국은 프랑스 외에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 등 디지털세를 도입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보복관세를 물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프랑스는 자국에서 2500만유로(약 32억원), 전세계에서 7억5000만유로 이상의 매출을 거둔 IT(정보기술) 기업들에게 프랑스 내 매출액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개별 국가가 자국에 법인을 두지 않은 기업의 디지털 수익에 대해 과세 권한을 가진다는 일반 원칙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