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을 완료했다. 일단 국내시장을 공략한 뒤 4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 보다 앞서 글로벌 임상을 끝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인데 국내에도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체의 국내 허가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의 국내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했다. 의약품 개발을 위한 모든 임상 과정을 마무리 지은 셈이다.
종근당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CKD-701의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임상 결과 자료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중"이라며 "신청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신청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허가를 받고 처방이 시작되면 'CKD-701'는 국내 첫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다만 글로벌 임상을 마무리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도 국내 허가 신청이 가능한 상태다.
종근당은 CKD-701 개발을 9년간 진행했다. 2012년 연구를 시작했고 2018년 임상 3상에 돌입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20여개 기관에서 연구를 이어갔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4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루센티스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치료제로 전세계 시장 규모가 약 4조원이다. 관련 바이오시밀러가 파고들 시장이기도 한 셈이다. 막대한 시장 규모는 종근당이 CKD-701 개발에 긴 시간 공을 들인 배경이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적응증인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 염증으로 기능을 잃거나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노화와 연관된 질환인 만큼 전 세계적 고령화 추세에 따라 환자수가 늘어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6개국의 노인성 황반변성 유병인구는 2015년 251만명에서 2035년 387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종근당은 우선 CKD-701를 들고 국내시장부터 공략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0억원 수준으로 환자수가 꾸준히 늘어난다. 루센티스 1병 가격은 80만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책정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의 장점을 살리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CKD-701의 국내시장 안착 후 글로벌 시장 공략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선발주자들이 있는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의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CKD-701은 바이오시밀러를 거쳐 바이오신약으로 가는 종근당의 바이오 R&D(연구·개발) 전환점이기도 하다. 회사의 첫 바이오시밀러인 네스벨(빈혈치료제)에 이어 CKD-701까지 상업화에 성공해 바이오시밀러 영역에서 역량을 입증하게 되면, 이제 남은 과제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CKD-702'의 개발 완료다. 고형암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동시에 막는 항암이중항체로 현재 임상 1상 단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 뿐만 아니라 동아쏘시오그룹 등 정통 제약사들이 수년간 공들인 바이오시밀러 도전이 이제 결실을 볼 시점이 온 것"이라며 "관건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에서 확실한 성과를 낼 지 여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