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50% 폭등한 뒤 버핏이 뛰어든 종목…17일간 8.7조 매수[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3.18 21:31

[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워런 버핏

국제 유가가 17일(현지시간) 8% 이상 급등하면서 다시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에따라 데본 에너지와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이 9% 이상,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와 마라톤 오일이 6% 이상 오르는 등 에너지주가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버핏을 흥분시킨 옥시덴탈

이 가운데 단연 주목되는 종목은 '주식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이 최근 3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공격적으로 사들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XY)이다.

특히 옥시덴탈은 버핏이 지난 2월26일 공개된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를 흥분시킬 만한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지 얼마 안돼 공격적으로 사들인 회사라 더욱 관심이 간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월28일부터 3월16일까지 17일간 전체 지분의 14.6%에 이르는 1억3640만주의 옥시덴탈 주식을 사들였다. 금액으로 따지면 72억달러(약 8.7조원)대에 이르는 규모다.

버크셔는 지난 2월28일 전까지는 옥시덴탈 보통주가 단 한 주도 없었다.

다만 옥시덴탈이 2019년 4월에 셰일가스회사 애너다코 페트롤리움을 인수할 때 버크셔가 1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받은 10만주의 우선주(투자금 대비 8% 배당금 지급)와 아직 단 한 주도 행사하지 않은 워런트 8390만주가 있을 뿐이었다.

버크셔가 워런트를 행사하지 않은 이유는 행사가가 59.624달러로 높았기 때문이다. 옥시덴탈의 17일 종가는 58.01달러로 행사가보다 오히려 낮다. 버핏이 이 워런트까지 행사하면 옥시덴탈 지분은 거의 22%에 육박하게 된다.

옥시텐탈 주가는 버크셔가 100억달러를 투자했던 2019년 4월만 해도 60달러 수준이었으나 이후 급락을 거듭하다 2020년 11월엔 9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옥시덴탈 주가는 지난해 20~30달러대 사이를 등락하다 올들어 유가가 급등하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셰브론에 이어 정유주 투자 확대

버핏은 이미 2020년말부터 정유주 투자를 확대했으나 옥시덴탈은 아니었다. 당시 버핏이 선택한 정유주는 셰브론이었다.

버핏은 지난해에도 셰브론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45달러어치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는 버크셔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 가운데 9번째로 많은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버핏은 이미 셰브론으로 고유가 시대에 대비하고 있으면서도 이미 정유주가 큰 폭으로 오른 지난 2월28일에 갑작스럽게 옥시덴탈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버핏은 지난 7일 CNBC에 "옥시덴탈이 2월25일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 내용을 26~27일 주말 동안 읽고 다음날인 28일 옥시덴탈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콘퍼런스콜의 모든 단어를 다 읽었고 '이것이야말로 정확히 내가 하려는 일'이라는 말이 나왔다"며 "그녀(비키 홀럽 옥시덴탈 CEO)는 기업을 똑바로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이 옥시덴탈에 처음 투자한 2월28일, 옥시덴탈은 43.7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31일 28.97달러 대비 이미 50.95% 급등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버핏은 이 때부터 지난 16일까지 옥시덴탈을 매수했다. △2월28일에 2890만주 △3월1일과 3, 4일에 6140주 △3월9~11일 2710만주 △3월14~16일 18010만주 등이다.

이 가운데 옥시덴탈 주가가 가장 높았던 날은 3월11일로 종가는 57.95달러, 장 중 최저가는 56.47달러, 최고가는 58.88달러였다.

9% 이상 폭등 마감한 17일 종가 58.01달러와 큰 차이가 안 나는 가격이다.

옥시덴탈 주가는 지난 2년간 457% 급등했고 올들어 17일까지 96% 상승했다. 그럼에도 옥시덴탈은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다.

올해 실적 전망치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11.77배다. 다만 옥시덴탈의 실적은 유가에 따라 급변하기 때문에 유가가 급락하면 전망치보다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옥시덴탈 실적은 내년에는 오히려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PER이 15.94배로 높아진다.

PER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로 나는 PEG는 0.35배에 불과하다. 이는 현재 선행 PER이 EPS 증가율의 0.35배밖에 안 된다는 의미다.

유가 상승에 따라 옥시덴탈은 올해 EPS가 93.4%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유가가 올해보다 떨어지며 EPS가 26.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옥시덴탈이 다른 정유사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정유사인 엑슨 모빌은 선행 PER이 10.39배, PEG가 0.53배다. 버핏이 보유한 셰브론은 선행 PER이 12.63배, PEG가 0.96배다.

17일 옥시덴탈보다 더 상승률이 컸던 데본 에너지는 선행 PER이 8.99배, PEG가 0.18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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