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바뀌고 등록도 지연...투자자문사 수난시대

구경민 기자
2022.05.13 04:33

"투자자문사 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만 200곳이 넘습니다. 이대로라면 1년 이후에나 설립 인가가 날 것 같습니다. 투자는 못하고 비용만 나가고 있으니 속이 타들어갑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등록 허가를 받으려는 투자자문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2016년만 해도 등록된 투자자문사는 159개에 그쳤지만 2020년 221개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94개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30여곳이 늘었고 현재 200여곳이 투자자문사 등록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투자자문 및 일임업은 등록제로 운영된다. 투자자문업 등록을 위해선 1억원 또는 2억5000만원의 최저자본이 필요하다. 투자일임업은 전문투자자 대상 시 5억원, 일반투자자 대상 시 15억원이다. 또 투자자문업의 경우 투자권유자문인력 1명 이상, 투자일임업은 투자운용인력 2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이유는 금융당국이 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자문사 설립인가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자문사 등록 신청을 하고자 할 경우 절차 마무리까지 약 1년 가까이가 소요된다.

최근 주식시장 약세로 IPO(기업공개) 시장도 얼어붙었지만 투자자문사 설립 병목 상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또다시 활성화 될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문사 설립을 해놓겠다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큰손 개인 투자자들도 투자자문사 설립에 나서고 있다. 자산가들이 수수료를 내고 다른 투자자문사나 운용사에 맡기느니 직접 설립해 운용해보겠다는 것이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투자자문사 설립을 원하는 곳이 많았지만 등록 허가가 늦게 나와 투자 타이밍을 놓친 곳들이 많다"면서 "지금이라도 투자자문사 등록이 되길 원하지만 등록까진 아직도 하세월"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직원들을 채용하는 등 준비를 다 마쳤지만 등록이 되기까지 기다리느라 시간과 비용아 많이 들어가고 있다"며 "금융업권에서의 오랜 경험을 가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창업을 준비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은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이달부터 바뀐 규제도 투자자문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금까지는 투자일임회사의 고유재산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경우 별다른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달 부터 IPO 수요예측에 참여할 투자자문사들은 '투자일임업으로 등록한지 2년이 경과하거나 투자 일임 규모가 50억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서만 수요예측 참여가 가능하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등록 후 2년, 50억원 이상을 요건은 신생 소형사들의 진입을 가로막아 IPO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며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가릴 것 없이 참여는 열어두고 불성실 수요예측 등 위규 행위가 적발되면 처벌 강도를 높이는 게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