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흔들리는 벤처 경영권①] '밸류업'의 역설, 벤처·스타트업 경영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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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내용의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서 벤처·스타트업 창업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가 벤처·스타트업에는 경영권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복수의결권 제도가 꼽히지만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6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법이 벤처·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과 범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의 지배구조나 경영환경이 다른데 예외 없는 적용에 부작용이 크다는 여론이 커지자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보도:자사주 강제소각에 떨고 있는 벤처업계…중기부 구제책 마련한다]
개정 상법은 기업이 신규 매입한 자사주를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장·비상장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기업에 일괄 적용하다 보니 자금력이 약한 벤처·스타트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벤처·스타트업에 자사주는 '전략적 자산' 개념으로 통한다. 그동안 경영권 방어나 긴급 자금조달, 핵심 인재 영입 등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해 왔는데 소각이 의무화되면서 외부자본을 조달할 때마다 신주를 발행해야 해 창업가의 지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업계를 대변하는 벤처기업협회는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투명성 강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벤처기업이 처한 특수한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보완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벤처·스타트업의 경영권 방어수단으론 복수의결권 제도가 유일한데 이마저도 유명무실하다. 복수의결권은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창업주에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2023년 11월 첫 시행됐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이를 활용해 주식을 발행한 기업은 콜로세움코퍼레이션·하이리움산업 단 2곳 뿐이다.
복수의결권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도입 요건이 까다로운데다 주주 동의를 받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어렵게 요건을 갖춰도 상장 후 3년이 지나면 일반 보통주로 강제 전환되기 때문에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투자 실적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주식 납입 과정에서 주주의 동의를 얻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현 제도는 지나치게 제한적인 특수 상황만을 허용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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