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침체장 랠리와 결정적 차이…이미 강세장 시작됐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7.27 21:11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미달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올랐다.

알파벳의 경우 지난 21일 장 마감 후 소셜 미디어업체인 스냅의 '어닝 쇼크'로 다음날 5% 이상 급락하며 매를 미리 맞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냅의 온라인 광고 수익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알파벳은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심리인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퍼런스 콜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중심으로 회계연도 2023년에도 두자리수의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실적 미달이 대부분 달러 강세라는 수요와 관계없는 외부 변수 때문인 만큼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하고도 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을 받은 것은 공통적으로 2가지 때문으로 추정된다.

우선 투자자들이 지금의 실적 부진을 넘어 6개월 이후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는 심리이다. 최근 단기물 채권수익률이 장기물 채권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올해말까지는 연방기금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지만 내년 중반부터는 다시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단기물 채권 금리가 장기물 채권 금리를 웃도는 금리 역전 현상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지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내년 중반 이후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이 전환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뜻으로 해석되며 기술주 등 성장주 위주로 증시가 오르는 배경이 됐다.

이처럼 6개월 이후에 초점을 두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빅테크 기업의 실적을 해석하는 태도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빅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비싸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 정보 사이트인 그루 포커스에 따르면 알파벳의 26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로 지난 5년간 PER 범위의 하단으로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PER 중간값인 27배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PER은 26.3배로 지난 10년 평균의 중간값인 26.4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월가 주류 시각은 "아직 침체장"

하지만 대부분의 월가 투자은행들은 여전히 침체장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랠리 때 매도하라고 조언하며 특히 기술주는 아직 매수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모간스탠리의 주식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은 지난 25일 보고서에서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이 상향 조정보다 많다"며 "기업 실적 전망치가 바닥을 치기까지 실망스러운 몇 분기가 이어질 것이고 지난 2분기는 그 첫 분기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에도 주가가 긍정적으로 움직였다고 해서 증시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며 "실적 전망치 조정 사이클에서 처음 하향 조정이 이뤄질 때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주식 전략가인 라이언 해몬드는 보고서에서 성장주의 매출액 대비 기업가지 비율이 지난해 14배에서 최근 4배로 떨어지며 1995년 이후 중간값을 살짝 하회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성장주의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이 2배까지 떨어졌다며 밸류에이션상 성장주가 아직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은 더 이상 비싼 것은 아니지만 아직 침체된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량 성장주에 투자하면 보답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지난 24일 보고서에서 S&P500지수가 4000선인 저항선을 향해 올라갔지만 4000선을 뚫고 상숭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P500지수가 22일 장 중에 4012까지 오르며 (지난 6월16일 기록한) 저점보다 10% 높은 지점에 도달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침체장 영역 안에 있기 때문에 S&P500지수가 4000을 넘어서면 리스크 자산을 줄이는 것이 신중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우리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4주만에 최고치를 경험했는데 역설적인 것은 마지막 2번의 경우 이 정도 폭의 4주만에 최고치는 랠리의 소진을 예고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랠리도 상승세가 소진될 때가 됐다는 의미다.

그는 "랠리가 좀더 지속성이 있으려면 52주 최고치를 기록하는 종목들이 확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세장 기준 5개 중 1개만 충족

반면 올 스타 차트의 투자 전략가인 윌리 델위쉬는 26일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증시는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5가지 기술적 지표 중 하나만 충족하지만 이미 강세로의 변화는 시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세장을 판단하는 기술적 지표 첫째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시장에서 일주일간 신고점을 기록한 종목 수에서 신저점을 기록한 종목 수를 뺀 차이가 전체 종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3%이다.

둘째는 NYSE와 나스닥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에서 하락 종목 수를 뺀 AD 라인이 전 고점을 경신하며 올라가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은 여전히 하락세다.

셋째는 S&P500 종목에서 20일 최고치를 기록한 종목의 비율이 55%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15% 수준이다.

넷째는 여러 자산 사이의 상대 수익률을 통해 산출하는 리스크 지표가 리스크-온 상태여야 하는데 지금은 아직 리스크-오프 상태다.

마지막 강세장 지표는 상승 거래량이 하락 거해량을 9 대 1로 압도하는 날이 여러 날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지난 15일과 19일에 2일 나타났다. 지난 3월 랠리 때는 이런 날이 하루도 없었다.

델위쉬는 전형적이니 침체장 랠리였던 지난 3월 반등 때는 S&P500지수가 저점 대비 11% 올랐고 이번에는 8%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반등은 11거래일 이어졌지만 이번엔 지난 6월16일 저점 이후 20거래일 이상 증시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새로운 강세장이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는 초기 증거가 나타나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엔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발표된다. 이번에도 0.75%포인트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소셜 미디어회사인 메타 플랫폼이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온라인 광고가 수익원인 스냅과 알파벳 모두 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달했는데 스냅은 주가가 폭락한 반면 알파벳은 시간외거래에서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다.

메타도 실적이 좋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