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하락해도…웃을 수만은 없는 2가지 이유[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9.13 20:41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12일(현지시간)까지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7월8일 이후 첫 4거래일 연속 랠리다.

13일 발표될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달 대비 낮아지며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는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13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8월 CPI는 전년 대비 8.0%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7월 8.5%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지난 6월 9.1%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두 달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CPI를 이코노미스트들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해온 CPI 스왑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지난 8월 CPI 상승률을 8.1%로 전망한다.

CPI 상승률이 8.1%든, 8.0%든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CPI 상승률이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보다 더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제프리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네타 마르코브스카는 CNBC에 "에너지 가격이 지난 8월 한 달간 10.2% 하락했는데 이것만 해도 (CPI 상승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지난 8월 CPI 상승률에) 리스크가 있다면 예상보다 더 낮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CPI 스왑시장의 트레이더들은 CPI 상승률이 9월에는 7.7%로 떨어지고 10월에는 6.9%, 11월에는 6.4%, 12월에는 6.1%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전체 CPI 추이를 보면 상당히 낙관적이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여기엔 2가지 문제가 있다.

떨어지지 않는 근원 CPI

첫째는 CPI에서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가 당분간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을 중단시킬 만큼 하향 안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비 0.3%, 전년비 6%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7월 5.9%보다 더 올라간 것이다.

T. 로웨 프라이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블러리나 우르치는 보고서에서 "근원 CPI의 연율 상승률은 (지난해와 비교되는) 기저효과 때문에 8월과 9월에 상승한 것으로 발표될 수 있으며 이는 연준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경제 근간의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를 좀더 정확히 보여주기 때문에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더 중시한다.

헤지펀드 윈쇼어 캐피탈 파트너스의 CPI 스왑시장 트레이너인 갱 후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시장에 반영된 올해 말 CPI 상승률이 6.1%인데 이를 근거로 계산해보면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비 0.3%, 전년비 3.6%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은 다음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3% 위로 올릴 것"이라며 "하지만 근원 CPI 상승률이 앞으로 3~4개월간 계속 전월비 0.3%씩 오른다면 연준은 숙제를 끝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계속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전체 CPI 상승률이 하락한 것을 확인하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안도 랠리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안도 랠리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금리 선물시장에는 지난 9일 오후 현재 9월20~21일 FOMC에서 금리가 0.7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90%로 반영했다.

아울러 금리 선물시장은 금리가 올해 12월까지 3.75%에서 4%까지 오를 확률을 67%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인 2.25~2.5%보다 1.5%포인트 더 높은 것이다.

올해 말까지 FOMC는 3번 남았다. 이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고 11월과 12월에도 총 0.75%포인트를 더 인상할 것으로 시장이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증시·경제 호황도 문제

CPI 상승률이 내려가면서 제기되는 2번째 문제는 증시 반응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토우즈 자산관리의 CEO(최고경영자)인 필립 토우즈는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하락에 따른 시장의 랠리가 약보다는 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강세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늘려 계속해서 여유 있게 소비하게 만들고 이는 경제 곳곳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금융시장의 강력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연준에는 최악"이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긍정적으로 나오면 경제가 성장해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성공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주식과 금융자산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즈의 마르코브스카도 CNBC에 "지난 8월 CPI가 연준의 정책 방향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연준의 고민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더라도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올라가면 성장 모멘텀이 강화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강세도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여 연준이 원하는 것보다 경제를 더 호황으로 이끌 수 있다며 올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만 해도 3%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경제 엔진을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뜨릴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이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8일 케이토 인스티튜트에서 "역사는 너무 일찍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해왔다"며 "나와 연준 동료들은 이 프로젝트(인플레이션 통제)를 완수하는데 전념할 것이고 과제를 마칠 때까지 이 헌신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으로선 CPI 상승률 둔화가 경제를 가열시켜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증시 상승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오래 붙잡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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