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본시장의 도약을 위한 디딤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부이사장)
2023.06.15 14:08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나스닥(NASDAQ)에 상장돼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은 2022년말 기준, 시가총액 16조200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24조1000억달러)에 이어 글로벌 탑(TOP) 2 증권거래소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1971년 설립된 신생 후발주자인 나스닥이 2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뉴욕증권거래소와 견줄 수 있는 글로벌 탑티어 거래소의 지위를 확보한 비결은 무엇일까?

△혁신 벤처기업 유치를 위한 나스닥시장 진입문턱 완화 △글로벌 빅테크기업의 진입과 성장 △이들 빅테크기업의 성장에 따른 기술주 시장 이미지 강화 라는 선순환 체계 구축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주요 요인으로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Global Select) 세그먼트의 전략적 성공'을 빼놓을 수 없다.

설립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하위 시장으로 인식돼 오던 나스닥은 동 시장을 글로벌 탑티어 거래소로 만들기 위해 2006년 소속기업을 우량정도에 따라 '글로벌 셀렉트, 글로벌(Global), 캐피탈(Capital)'의 3개 세그먼트로 구분하고 차별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후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나스닥의 '글로벌 셀렉트' 세그먼트 편입 기업이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나스닥 시장의 브랜드 가치도 더불어 상승해 현재의 글로벌 탑티어 거래소 지위를 획득하게 된 것이다.

가까운 일본(JPX) 역시 지난해 4월부터 상장기업의 가치 제고와 투자매력도 향상을 위해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 코스닥시장도 해외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핵심블루칩 기업 50여개를 엄선한 코스닥글로벌 세그먼트를 지난해 11월 출범시켰다. 지난 20여년 간 코스닥시장에 붙어있던 '2부리그'라는 꼬리표를 떼고 핵심 블루칩기업의 혁신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로 전체 코스닥시장의 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함이다.

출범 후 아직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글로벌세그먼트 편입기업의 우수성은 지난 1분기 결산실적에서 증명된 바 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9.7%를 달성하며 우수한 성과를 보여줬다. 동 기간 중 경기둔화, 반도체 불황 등으로 세그먼트 비편입 코스닥기업 매출액이 0.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 3.1%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코스닥글로벌 편입기업의 우수성에 힘입어, 지난 5월말 기준 코스닥글로벌 지수는 도입시점 대비 28.4% 상승하며, 동기간 코스닥지수 수익률을 9.1%포인트 상회하는 우수한 성과를 시현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글로벌 세그먼트 편입기업들에게 보다 많은 효익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외국인 투자수요 확대를 위해 세그먼트 편입기업 공시에 대한 무료 영문번역 서비스를 개시했고, 4월에는 기관투자자 확대를 위해 300명 이상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가하는 코스닥 글로벌 엑스포를 개최했다.

한편 지난달 8일부터는 기존 코스닥글로벌 지수의 투자편의성을 제고한 리모델링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운용편의성 제고를 위해 지수 산출주기, 가중방식 등을 개선한 것이다. 당해 리모델링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들이 이달 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출범 초기 코스닥글로벌 세그먼트 제도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나름의 성과를 얻고 있으나, 도입취지에 따라 코스닥시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이 중 한국거래소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하는 사항은 기관?외국인 투자 확대와 다양한 연계상품 출시다.

이에 오는 7월 투자 위험관리 지원을 위해 세그먼트 편입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개별주식선물 추가상장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글로벌세그먼트 전 종목에 대한 개별주식선물을 상장할 계획이며, 연계상품 개발 촉진을 위한 지수선물 도입도 추진 중이다.

한편, 해외 기관투자 확대를 위해 오는 10월에는 홍콩, 싱가폴 등 금융중심지에서 글로벌세그먼트 편입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IR도 개최할 예정이다.

글로벌 세그먼트 발전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노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코스닥글로벌 스타기업이 많아지고, 많은 스타기업들이 지속성장하면서 다른 혁신기업들의 목표가 되는 선순환 과정이 정립된다면 코스닥시장, 나아가 한국 자본시장이 몇단계 도약할 것으로 믿는다.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부이사장)/사진제공=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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