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부의 변곡점이 온다."
지난 40여년 간 이어져 온 세계 경제의 추세는 금리와 물가의 지속적인 하락이었다.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 생산성 향상 등은 지속적으로 물가를 낮췄고 두자릿수에 달했던 금리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0%대까지 내려왔다.
최근 이 같은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은 어느정도 잡혔지만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 시대로의 회귀는 구조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38년 간 여의도 증권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해 온 김한진 박사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0여년 간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했던 여러 추세들이 지금 조금씩 바뀌고 있는 아주 중요한 변화의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제 저금리 시대는 가고 중금리·중물가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이 지배한 시장에서 혁신기업의 성장세는 계속된다. 성장성은 여전하지만 과도한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M7 등 빅테크 기업들은 과열과 거품 사이에 있다"며 "PER(주가순이익비율)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지만 소수종목 집중도는 닷컴버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최근 '40년 만에 찾아온 부의 변곡점'이라는 책을 쓰셨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김한진 이코노미스트 : 지난 40년 간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했던 여러 추세들이 지금 조금씩 바뀌는 아주 중요한 변화의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난 40년 동안을 반추해보면 1980년대부터 아주 특이한 추세가 있었습니다. 물가와 금리가 계속 떨어졌다는 겁니다. 미국채 금리가 1980년에는 약 15%였는데 2020년에는 0%대까지 떨어집니다. 물가도 마찬가지고요.
가장 큰 요인은 전 세계의 놀라운 생산성 향상과 산업구조의 변화, ICT 혁명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중국이 산업화하고 2000년대부터 자유무역에 뛰어들면서 중국의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싼 제품이 전 세계로 팔렸습니다. 아마존 효과로 불리는 유통혁명도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었죠.
앞으로는 이전처럼 생산성이 팍팍 증가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중국의 도시화율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임금이 많이 올랐습니다. 중국의 높아진 임금을 피해서 공장들이 베트남이나 인도로 넘어가고 있고요. 유통에서도 이제는 역아마존 효과라는 말이 나옵니다. 배달앱으로 통해 음식을 시켜 먹으면 오히려 더 비싸다는 거죠. 전 세계 자유무역도 조금씩 깨지면서 점차 탈분업화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은 저금리 시대는 가고 중금리·중물가 시대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Q. 시장에 풀린 유동성도 문제로 지적하셨는데요.
▶2000년 닷컴버블이 붕괴되면서 중앙은행이 경제 활동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M2(광의통화)는 2000년대초 4조6000억달러였는데 2022년 팬데믹때는 22조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GDP 대비 총통화도 2000년대초 50%에서 현재는 93%로 올랐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총통화가 최근 줄기는 했지만 끝에 살짝 고개를 숙인 정도입니다. 이러다 금리를 낮추면 유동성은 다시 올라갈 겁니다. 양적긴축도 이제 그만 할 거고요. 경기가 안 좋으면 또 양적완화를 할 거고 결국에는 유동성 풍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될 거라고 봅니다.
Q.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를 얼마나 내릴까요?
▶오는 6월이나 7월에 처음 금리를 내리고 올해 말까지 3번 정도 내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고용이 굉장히 강합니다. 구조적으로 고용시장의 타이트함이 임금을 적게 떨어트리고 있어서 금리를 내리더라도 고용지표나 물가를 보면서 천천히 내릴 겁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강도에 관심이 많은데 기준금리와 주식시장과의 연관성은 이미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2번만 내리더라도 오히려 시장에는 좋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경기가 좋다는 의미거든요. 연준은 신경쓰시되 너무 스트레스 받지는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미국의 M7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계속 오를까요?
▶과열이긴 한데 거품까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품인지 아닌지 판단할 때 PER과 집중도 2가지 기준을 보는데요. 나스닥100이나 M7 기업들의 PER는 2000년대 닷컴버블의 절반도 안 됩니다. 시장이 닷컴버블 때와 같이 욕심을 부린다면 아직까지는 여유가 많은 거죠.
집중도를 보면 좀 다릅니다. 소수 기업들이 전체 시가총액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가를 보는 건데요. 지금 M7이 S&P500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인데 과거에 거품이 터졌을 때 집중도는 다 30%였습니다. 정리하자면 PER 기준으로는 거품이 아닌데 집중도 기준으로는 거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시장이 어떻게 판단할지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