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원/달러 환율 급등과 정국 혼란이 가중되면서 크게 흔들렸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도 2400선은 그나마 지켰다. 코스피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역대 4번째로 6개월 연속 하락하는 기록을 세울 게 확실시된다.
2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2%(24.9p) 내린 2404.77을 기록했다. 2419.38로 출발한 코스피는 정오 안팎으로 낙폭이 확대되면서 2388.33까지 떨어졌다. 오후 들어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400선은 지켰다. 개인이 2146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33억원, 1141억원 순매도하면서 하락장을 주도했다.
코스닥은 1.43%(9.67p) 떨어진 665.97에 마감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개인은 159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276억원, 1253억원씩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역대 4번째로 6개월 연속 떨어지면서 2024년 마칠 게 유력해졌다. 코스피는 7월 0.8%, 8월 4.1%, 9월 3.4%, 10월 0.4%, 11월 3.4% 등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오는 30일 3% 넘게 급등하지 못할 경우 12월도 하락 마감한다. 7월 이후 이날까지 하락률은 14%로 388p 내려갔다.
코스피가 6개월 이상 하락한 사례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가 있었다. 최장 기록은 1997년 6~12월까지 7개월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하면서 증시 이탈 규모를 키웠다. 1467.5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1486원까지 치솟았다. 2009년 3월16일 1488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는 1467.5원으로 시가로 회귀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사태로 정국 혼란이 심화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과 증시 하락을 불러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한덕수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 없인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겠단 입장을 밝히자 곧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선다.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 파란불을 켠 가운데 고려아연이 16% 급락했다. 하락장 속에서 SK하이닉스와 메리츠금융지주는 각각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투자심리 위축과 원화 약세, 외국인 매도 압박 등 악순환의 고리를 야기하고 있다"며 "계엄 사태 이후 탄핵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의 정점은 통과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과 한 대행 탄핵 이슈로 다시 한번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