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본부장이 11일 "현재 유가 하락과 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매우 드문 조합을 보고 있다. 이는 1980년대 '3저(低) 호황' 진입 초기와 유사하다"며 "강세장 지속 시 코스피 지수의 7500포인트 도달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개최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1985년 3저 호황 당시 코스피 지수가 약 8배 상승했다"며 "현재의 저성장 국면을 감안하더라도, 2028년 이후에는 7500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외국인 순매수세가 커지고 있고, 서학개미도 국내 시장으로 복귀하는 추세다.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원화 가치도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약 36%(107조 원) 증가한 410조 원으로 전망된다"며 "이 중 약 69%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된 AI(인공지능) 산업과 1999년 닷컴버블 비교론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김 본부장은 "닷컴버블 당시 미국은 금리 인상기에 진입했고, 정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긴축 정책을 시행했다. 반면 현재는 완화적 통화·재정 정책이 병행되고 있다"며 "1999년 닷컴 기업의 평균 PER(주가순이익비율)은 약 60배였지만, 현재 미국 브로드컴·오라클 등 M9 기업의 평균 PER은 30배 수준으로 절반에 그친다"고 말했다.
또 "AI 산업은 2022년 11월 챗GPT가 공개된 이후 불과 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AI 확장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AI 산업을 닷컴버블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물론 올해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조정 없는 상승장은 없다"면서 "건전한 조정을 거친 뒤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치권 인사들도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위한 정책적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코스피 4000 달성으로 이제 5000은 구호가 아닌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며 "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친화 정책 등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입법과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 위원장은영상을 통해 "정부는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자사주 세제 문제를 집중 검토하고, 내년에는 스튜어드십 코드와 공시제도 개선 등 제도 보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서면 축사에서 "주식시장에 단기 자금만 유입되는 것은 진정한 밸류업이 아니다"라며 "배당소득세 25% 인하와 장기투자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밸류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거래소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정책과 연계해 AI·반도체 등 첨단 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거래시간 연장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와 STO(토큰증권) 시장 개설을 통해 자본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