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35%에서 완화된다는 소식에 고배당 ETF(상장지수펀드)에 하루 만에 1458억원이 몰렸다. 고배당기업을 60% 이상 편입한 고배당기업 펀드에도 분리과세 적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만큼 관련 ETF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고배당주 ETF 25개의 순자산은 5조854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1458억원 증가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35%를 완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배당소득세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며 "이에 배당주 ETF로 투자자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을 종합소득에서 분리, 과세하는 제도다. 지금은 배당·이자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기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돼 다른 소득과 합산한 뒤 과표구간에 따라 14%에서 최대 45%(지방세 제외)의 세금을 낸다.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면 14%로 원천징수한다.
지난 7월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달 9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대통령실이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최고세율을 정부안인 35%보다 낮춰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조정안은 25%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세율은 정기국회에서 정할 예정이다.
고배당주 ETF별로 살펴보면 'PLUS 고배당주' ETF 순자산은 637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 ETF는 순자산액 1조7593억원으로 고배당주 ETF 중 유일하게 순자산액이 1조원이 넘는다.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에 투자하고 금융업종 비중이 50% 이상이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의 순자산은 301억원 증가했다. 이 ETF는 KB금융지주(KB금융),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 비중이 높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의 모든 편입종목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기업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ODEX 고배당주'의 순자산도 138억원 증가했다. 'KODEX 금융고배당TOP10'(순자산 증가액 80억원)과 'RISE 대형고배당10TR'(56억원) 순자산도 50억원 이상 늘었다.
고배당기업 펀드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고배당주 ETF가 수혜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기업 편입비중이 60%가 넘는 펀드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것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배당기업 요건을 감안하면 주요 고배당 ETF는 분리과세가 적용될 수 있다"며 "특히 금융업종 중심의 고배당 ETF는 주요 금융기업의 배당금을 일부 상향하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에 부합한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고배당기업 펀드의 경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며 "배당수익률과 배당성장률 2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ETF에 자금유입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