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사태에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로 불리는 신용융자규모가 다시 33조원에 다가서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32조9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 33조693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26일부터 32조원대로 주춤하다 다시 증가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신용거래융자규모가 늘어날수록 반대매매(강제청산) 위험도 커진다. 이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367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5일과 6일 776억원, 834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이뤄진 이후 3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지난달 20일 81억원으로 주춤하다 이후 110억~230억원대로 늘어나며 하반기로 갈수록 반대매매 금액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반대매매 비중도 지난달 6일 3.8%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1~2%대를 유지하다 31일 3.3%로 다시 높아졌다. 지난달 하루 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262억원에 달한다. 반대매매는 신용거래융자의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해 미수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거래 특성상 증시 급락 이후 2거래일이 되면 관련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된다.
금융당국이 연일 빚투와 반대매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지난달 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시 반대매매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코스피는 지난달 26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전날에는 4% 넘게 급락하면 5000선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역시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연속 3~4%씩 하락폭을 키웠다. 이날은 다시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감이 반영되며 코스피 전일대비 8%대, 코스닥은 6%대 상승했다. 증시 급락으로 반대매매 물량이 하한가로 쏟아질 경우 낙폭을 더 키우는 악순환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2030세대 청년을 중심으로 빚투로 경제적 충격을 받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장이 좋은 시기에도 수익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반대매매로 당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증시는 지정학 변수가 발생하는 시기에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크게 밑도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 기간이 짧은 투자자에게는 공포의 시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건 고유가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로 그렇지 않다면 지정학 이벤트는 해소와 동시에 펀더멘털을 찾아갈 것"이라며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를 시장이 단기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 최근 20년 평균 12개월 예상 P/E(주가수익비율) 9.3배를 적용해 4월 월간 코스피 범위는 4700~5900으로 제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