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급등에 따라 예금 계좌에서 빠져나갔던 단기 자금이 주식시장 조정으로 다시 은행권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내년에는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로 또 한번 머니무브가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7일 기준 77조7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는 22일간 10조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13일 사상 처음 80조원을 넘어선 뒤 11월5일엔 역대 최대인 88조원대까지 증가했다.
아이엠증권에 따르면 10월 초 330조원대 초반이었던 은행 요구불예금(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은 이달 11일 316조원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달 25일 기준으론 은행 요구불예금이 320조원대로 되돌아왔다. 코스피가 조정을 겪자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금을 빼서 다시 은행에 맡긴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3일 역대 최고인 4221.87에 마감했으나 이날은 3926.59로 역대 최고가 대비 7% 떨어진 상태다.
연말로 갈수록 은행권 수신금리도 오르면서 주식시장에서 은행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이 늘어났다. 은행 예금 금리는 8월 2.49%를 나타낸 이후 9월 2.52%, 10월 2.57%로 지속 상승했다.
그럼에도 내년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머니무브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증권가는 새로운 머니무브를 촉발할 유인으로 IMA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IMA 영업과 키움증권에 대한 발행어음 영업을 승인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에 따라 자기자본의 최대 세 배까지 자금을 조달해 운용할 수 있는데, 두 증권사 자기자본을 감안하면 약 22조원 규모 자금이 IMA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기업 금융 관련 자산(70% 이상) 등에 투자해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실적배당 계좌를 말한다.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원금 보장을 책임지는 구조로 운용된다. 증권업계에선 연간 최대 6~7%의 고수익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원하는 자금이 IMA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승재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인가를 받는 종투사가 늘어남에 따라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속적으로 머니무브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IMA 자금이 채권 시장에 유입되면서 채권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IMA 사업자는 조달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회사채도 포함된다. 국내 채권시장은 정부의 확장재정,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따라 국채를 비롯해 금리가 오르는 상태였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신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며 비대기업 종목들의 강세가 A급 채권의 전반적인 금리 하락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