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증권사의 전자단기사채에 부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유동화한 일부 유동화 전문 SPC(특수목적법인)는 단기대출이 멈춘 상황에서 청산 위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연결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종속기업 중 자산유동화기업(이하 SPC)은 총 24곳이다. 3분기 환매를 통해 청산되거나 매입확약의무가 끝나 종속기업에서 빠진 SPC는 2곳에 그친다.
다올투자증권의 종속기업으로 등재된 SPC는 모두 다올투자증권이 지급보증을 통해 신용을 보강했던 곳이다. 이들 SPC는 대부분 AB전자단기사채(STB)를 발행해 부동산 PF 사업장에 자금을 댔다. 다올투자증권이 SPC 24곳에 지급보증한 총액은 1981억9000만원에 이른다. 인베스토리제십차 230억원, 부금일물류퍼스트 175억원, 부금일물류세컨드 173억원, 디에이지축제일차 120억원 등이다.
3분기 보고서상 다올투자증권이 밝힌 지급보증 총액은 1164억원. 종속기업으로 잡혀있는 SPC의 지급보증액 1980억여원 중 일부를 환매하거나 청산절차를 진행하는 곳을 제외하면 1000억원대 지급보증액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SPC의 AB단기사채(STB)는 내년 만기를 앞둔 경기도 이천 자석리 물류센터에 투자한 부금일물류퍼스트와 부금일물류세컨드 등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만기일이 한참 전에 지났다. 이날 기준 3년 전에 이미 만기일이 지난 곳도 있다.
업계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이 신용을 보강한 SPC의 사업 중 기한이익상실(EOD) 문제가 불거진 적 있는 대전 유성구 용계동 오피스텔 개발사업, 롯데건설이 시공을 포기했던 대전 도안지구 오피스텔 사업 등의 추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시 애월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공사가 끝나고도 미분양으로 자금 회수가 난항이다.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에는 425세대가 들어서기로 했는데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대주단의 자금이 회수되지 않았고, 공매마저 어려워 철회된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SPC는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9월 말 기준 글로벌랜드마크제일차의 자본은 마이너스(-)37억300만원, 부금일물류세컨드는 –26억8600만원, 부금일물류퍼스트㈜는 –26억4000만원, 케이티비파이어레드제육차는 –13억5400만원 등이다.
이밖에도 중소형 증권사의 ABSTB 중 지난해 이전 채권 만기가 지난 경우는 교보증권 22곳, iM증권 11곳, IBK투자증권 1곳 등이다.
교보증권의 경우 채권 만기가 지난 SPC의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전체(총 59곳)의 3분의 1 가량으로 높은 수준이다. 교보증권 SPC 중에는 리파이낸싱을 추진했던 인천 효성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 공사비 문제로 중단됐다가 재개한 전주 에코시티 주상 3BL 주상복합 개발사업,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던 대구 사일동 주상복합 개발사업 등이 있다.
채권이 작년까지 20%가량 만기도래한 iM증권이나 대부분 SPC가 만기가 이제 막 도래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은 향후 사업 추진에 따라 완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형사 PF 부문 실무자들은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수년째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타사에 둥지를 틀고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SPC를 청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청산이 안된 곳은 그대로 놔둘 수도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과급은 막힌 지 오래고 당분간은 성과급을 받을 거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